청와대·국회 세종시 이전 "찬성" 53.9% - "반대" 34.3%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다시 떠오르는 행정수도... 20대 66.6%, 30대 60.4% 찬성
청와대와 국회, 정부부처가 모두 세종시로 옮기는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노년층보다는 젊은층에서 찬성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 아울러 더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라며 행정수도 이슈를 공론화했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다음날인 21일 하루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총통화 10788명, 응답률 4.7%)을 대상으로 청와대·국회 등의 세종시 이전 찬반 의견을 물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선생님께서는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가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선택지 1~2번 무작위 배열)
1번. 찬성한다
2번. 반대한다
3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이전 찬성' 응답이 53.9%로 나타나 34.3%에 그친 '이전 반대'보다 높았다. 두 의견의 차이는 19.6%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p)를 넘어섰다. '잘 모름'은 11.8%였다.
서울은 찬 42.5% - 반 45.1% 팽팽
20대 〉 30대 〉 40대 〉 50대 순으로 찬성 응답 많아
권역별로는 광주·전라(찬성 68.8% - 반대 25.6%)와 대전/세종/충청(찬 66.1% - 반 22.9%)에서 찬성 의견이 60%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이어 부산/울산/경남(찬 59.6% - 반 27.0%), 경기/인천(찬 53.0% - 반 35.2%) 순으로 찬성 여론이 높았다. 현재 청와대와 국회가 있는 서울(찬 42.5% - 반 45.1%)과 미래통합당 지지가 강한 대구/경북(찬 46.4% - 반 45.7%)에선 팽팽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18·19세 포함) 66.6%, 30대 60.4%, 40대 58.8%, 50대 50.1%로 젊을수록 청와대와 국회 등의 세종시 이전에 찬성률이 높았다. 60대는 찬성 39.8% - 반대 46.8%, 70세 이상은 찬성 42.4% - 반대 46.9%로 오차범위 안에서 비등했다.
지지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의 69.1%, 정의당 79.5%, 열린민주당 77.3%가 이전 찬성 의사를 표했지만, 미래통합당 지지층은 54.8%가 이전 반대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층은 72.6%가 찬성한다고 답한 반면, 부정 평가층은 50.5%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념성향별 분석에서는 진보층(찬 68.5% - 반 21.1%)과 중도층(찬 52.3% - 반 34.7%)은 이전 찬성 여론이 높았고, 보수층은 찬성 44.3% - 반대 48.4%로 팽팽했다.
16년만에 재등장한 행정수도 이슈... 치솟는 수도권 집값이 주요 배경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회·청와대·정부부처 모두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행정수도 이전'을 공론화했다. 사진 왼쪽부터 국회의사장, 청와대, 정부서울청사. ⓒ 오마이뉴스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가 모두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것은 곧 '행정수도의 완성'을 의미한다. 행정수도는 오래된 이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시작된 행정수도는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신행정수도특별법'으로 속도가 붙었지만,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조선왕조 이래 형성된 관행이자 관습헌법"이라며 위헌 결정을 하면서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수도'의 상징 격인 청와대와 국회 등은 서울에 남긴 채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로 축소·변형 추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행정수도를 둘러싼 이슈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6년 전과 비교해 수도권 과밀이 더욱 심화되고 집값 상승 문제가 거의 임계점 수준까지 다다랐다는 점이 이 이슈를 다시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은 일자리와 주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라며 "그렇게 했을 때(청와대, 국회, 정부부처가 모두 세종시로 이전했을 때),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높은 찬성 여론과 별개로 조만간 이전이 추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이제 와서 헌재 판결을 뒤집을 수 없는 것(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문제로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부동산 문제로 악화된 민심을 달래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은 여야 합의와 입법으로도 가능하다"며 국회 행정수도완성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좀더 근본적으로 다시 헌재의 판단을 물어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신행정수도특별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헌재의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 이슈로 부각될 경우 개헌 문제와 연결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됐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 세종시 전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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