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집중포화, 추미애 "야당 권력 남용 아닙니까?"
[국회 대정부질문] '수명자' '아들' 추궁에 "질의에도 금도 있다"
▲ 대정부질문 나선 김태흠, 답변하는 추미애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사진 오른쪽)과 답변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사진 왼쪽). ⓒ 남소연
22일 국회 대정부질문,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법무부 공지 사전유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그는 지난 8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한 '법무부 공지' 중 '수명자'란 표현을 문제 삼았다. 군사법원에서나 흔히 쓰는 문구인만큼 군법무관 출신 최강욱 의원이 작성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 "저는 법관 출신으로 수명법관 이런 게 낯설지 않다. 법률용어사전, 법전에 있는 말이다."
"법전에 있다니까요.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
질의는 계속됐고, 김태흠 의원의 목소리도 커졌다. 그는 "팩트(fact)를 갖고 얘기한다, 저와 국민들이 의심한다, 법무부 장관이 그러니까 나라 꼴이, 공정과 정의가 무너졌다고 한다"며 추 장관을 몰아붙였다. 추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야당 권력의 남용 아닙니까?"
통합당 집중포화에... 추미애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이날은 21대 국회 개원 후 첫 대정부질문으로 주제는 정치, 외교, 안보, 통일분야였다. 하지만 통합당은 야당 쪽 첫 발언자, 김태흠 의원부터 '공격대상 : 추미애'를 명확히 했다. 지난 20일에는 국민의당과 함께 추미애 장관의 탄핵소추안도 공동발의한 상태다.
김태흠 의원은 전날 추 장관이 페이스북에 "핍박의 주인공으로 저를 지목하며 오늘(21일) 탄핵소추가 발의됐다, 지금처럼 오로지 공정과 정의에만 집중하겠다"고 올린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추 장관이 1996년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법안 발의에 참여했으면서 최근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했다며 "국민들이 볼 때 핍박의 주인공은 윤석열 총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추 장관은 "24년 전 그 당시에는 법무부 장관이 검사 출신으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법무부 장관이 늘 (수사)지휘를 했고 거기에 말없이 따른 게 검찰총장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검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고, 그것을 깨는 검찰총장을 문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태흠 의원은 수명자란 표현을 다시 꺼내며 수사지휘권 발동 상황 등에 최강욱 의원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추 장관은 "의원님께서 논리적으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질문을 해야죠"라며 "수명자가 제가 안 쓰는 용어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저는 명령, 지휘 이런 말을 즐겨 쓴다"며 "(검찰사무) 최고 감독자인데 왜 쓰면 안 됩니까?"라고 반문했다.
"나도 검언유착 보고 못받아"... 향후 '감찰' 가능성도 언급
추 장관의 정색은 계속됐다. 김 의원은 이날 추 장관에게 "(고 박원순 시장 성폭력 의혹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받고 있다"며 "장관이 아들 신상문제에 관해 아주 세게 말한 것처럼 2차 가해자들에게 말할 수 있지 않냐"고 했다. 추 장관은 "제 아들을 연결시키는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마지막 답변 시간까지 '김태흠 의원이 잘못된 질의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의원님 말씀은, 최강욱 의원은 '수명자'를 쓸 수 있고, 남자고. 여자인 장관은 수명자란 말을 쓰면 안 된다면서, 또 박원순 시장 의혹 피해자는 그렇게 안타까워하면서 제 아들 신상까지 연결해서 질문하니까 제가 연결이 잘 안 돼서. 죄송하지만 이정도밖에 답변하지 못함을 양해해달라."
한편 추 장관은 자신도 검언유착 의혹 사건 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총장을 통해서만 구체적 사건에 관여할 수 있을 뿐"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서 총장으로 하여금 지휘를 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저도 이 사건에서 저절로 손을 떼게 됐다"고 말했다. 또 "수사가 제대로 잘 된 이후에 모든 것에 대한 감찰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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