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에 배기열·이흥구·천대엽...영남·서울대·50대남
이흥구 '국보법 위반' 전력…천대엽은 올해 1월에 이어 두번째 도전
▲ 오는 9월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가 배기열·이흥구·천대엽 판사 등 3명으로 압축됐다. ⓒ 대법원
▲ 오는 9월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가 배기열(왼쪽부터)·이흥구·천대엽 판사 등 3명으로 압축됐다 ⓒ 대법원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오는 9월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가 배기열·이흥구·천대엽 판사 등 3명으로 압축됐다.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50대 남성 고위 법관들로 출생지 기준으로 영남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오후 대법원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국민 천거로 추천된 대법관 후보 30명 중 이들 3명의 법관을 선정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제청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흥구(57·연수원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울산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20여년간 주로 부산·창원·대구 등 지역에서 판사를 지냈다.
이 부장판사는 서울대 재학 시절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이른바 깃발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 고무찬양)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깃발 사건 수사 당시 민추위를 이적단체로 규정한 것에 대해 "자의적인 판단이며 당시 관련자들의 자백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제청·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대엽(56·연수원 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조희대 대법관 후임 후보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데 이어 또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천 판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배기열(54·연수원 17기) 서울행정법원장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의 재판을 담당했다.
추천위는 국민 천거 후보자들의 판결·업무 내역, 재산 관계, 처벌 전력, 병역 등 자료를 바탕으로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의 적격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와 공정함을 실현할 능력과 자질,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과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 등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들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3명의 추천 후보는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50대 남성 판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출생지는 배 판사가 대구 달성, 천 판사가 부산, 이 판사가 경남 통영으로 모두 영남 출신이다.
반면 국민 천거 후보 30명에 포함됐던 이영주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3명의 여성 후보나 교수 출신 후보는 모두 최종 후보자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법관 후보 추천 결과가 대법관 구성에 있어 시민 사회의 다양성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자 3명의 주요 판결과 업무 내역을 공개하고 법원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통상 추천위가 후보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은 일주일가량 자체검토 과정을 거쳐 대통령에게 최종 대법관 후보 1명을 제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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