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해리스 낙점... 미 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나올까
50대·흑인·여성인 부통령 후보 내세워 '트럼프-펜스'와 맞대결 시사
▲ 미국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상원의원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낙점됐다. 조 바이든 후보가 이를 알리며 트위터에 "이기러 가자"고 썼다. ⓒ 조 바이든 트위터 갈무리
미국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상원의원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낙점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후보는 트위터에 "평범한 사람을 위한 겁 없는 싸움꾼(fearless fighter)이자 가장 훌륭한 공직자 가운데 한 명인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라고 발표했다.
해리스 의원은 트위터에 "바이든은 평생 우리를 위해 싸웠기에 미국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다"라며 "그는 우리의 이상에 맞는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우리 당(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서 그와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그를 최고 사령관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나는 오랫동안 해리스를 알고 지냈으며, 그는 부통령을 하기에 완벽히 준비된 인물"이라며 "해리스는 헌법을 수호하고, 공정한 기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싸워왔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오늘은 이 나라를 위해 좋은 날"이라며 "이제 이기러 가자"라고 밝혔다. 바이든과 해리스 의원은 다음 주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종차별 이슈 급부상, '흑인 여성' 부통령 지명에 영향
바이든은 지난 3월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선언한 데다가 최근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더 나아가 흑인 여성을 지명해야 한다는 여론을 받아들였다.
해리스 의원은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스탠퍼드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도널드 해리스, 어머니는 유방암 전문 과학자 시아말라 고팔란 해리스다.
올해 나이 55세로 젊을 뿐 아니라,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출마해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경험을 앞세워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경찰 개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령인 바이든이 이번 대선에 승리하더라도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해리스 의원이 부통령직을 잘 수행하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한편, 공화당 후보로 나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리스 의원에 대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너무 형편없었다"라며 "나는 바이든이 해리스를 선택해서 약간 놀랐다"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AP통신은 "바이든이 해리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함으로써 이번 미국 대선이 두 70대 백인 남성 간의 맞대결로 치러지는 것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좌절감을 어느 정도 덜어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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