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잃은 뮤직 페스티벌, 되찾을 수 있을까?
영국 뉴캐슬에서 다시 열린 록 콘서트... '코로나 19' 새로운 대안 될까
▲ 8월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샘 펜더의 공연.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펼쳐진 야외 공연이다. ⓒ SPIN 1038 페이스북
끝이 없는 장마 가운데 맞이한 8월 중순이다. 예년 같았으면 쉬지 않고 이어지는 뮤직 페스티벌을 즐기느라 바빴을 여름철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가 우리 시대의 기본 준칙이 된 상황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노래하고 춤추는 대규모 공연은 불가능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공연 기획사인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은 2020년 2분기에 7400만 달러가량의 매출액, 그리고 영업 이익은 -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일 분기 대비 98%가 감소한 수치다. 공연계가 완전히 마비된 수준이다.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역시 가을로 그 일정을 연기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오프라인 공연은 초청된 의료진, 방역 종사자들에게 공개되며, 일반 관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의 공연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일각에서는 꾸준히 대체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공연, '방구석 라이브'가 줄 수 있는 감흥에는 한계가 있다. 자신의 방에서 뮤지션들의 우수한 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의미 있지만, 이것이 실제 라이브 공연의 현장성을 대체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2m의 거리두기, 그렇게 다시 찾은 현장성
대중음악 공연이 줄 수 있는 현장성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다면, 흥미로운 소식이 한 가지 있다. 지난 11일, 영국 뉴캐슬의 '버진 머니 유니티 아레나(Virgin Money Unity Arena)'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야외 콘서트를 연 것이다. 첫번째 공연의 주인공은 영국의 젊은 록 뮤지션 샘 펜더(Sam Fender)였다.
관객들은 서너 명의 일행을 동반할 수 있는 관람 공간을 부여받았으며, 다른 일행들과는 2m 이상의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에게 허락된 관람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춤추고 노래할 수 있다. 음식과 음료의 경우 안전하게 선주문된다. 이 날 샘 펜더는 'That Sound', 'Play God', 'Will We Talk' 등 16곡 가량의 노래를 연주하고 불렀으며, 2500명의 관객들이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샘 펜더는 물론이거니와, 영국에서 수개월 간 이어진 공연의 공백을 깬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샘 펜더의 공연을 성사시킨 버진 머니 유니티 아레나는 8, 9월에 거쳐 리버틴즈(The Libertines), 슈퍼그래스(Supergrass), 투 도어 시네마 클럽(Two Door Cinema Club), 밴 모리슨(Van Morrison) 등 록 뮤지션들의 공연을 연이어 준비하고 있다.
판데믹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이 시국'이라고 해서 페스티벌이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영국에서 펼쳐진 이 실험이, 과연 우리 나라의 공연계에서도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