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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대상' 전광훈, 마스크 벗고 "난 멀쩡하다"

[현장-광화문집회] 사랑제일교회 누적확진자 134명... "교회에 바이러스 테러"

등록|2020.08.15 18:57 수정|2020.08.15 19:36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시의 자가격리 대상 지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5일 폭우 속에 진행된 보수성향 단체 '일파만파' 주최 광화문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내게는 코로나19 증상이 없다"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연설했고 "누군가 나를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교회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뿌렸다"며 테러 의혹도 제기했다.

참고로, 이날 서울시는 성북구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34명(15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확인되자 추가 확산 가능성이 높은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 4053명에 대해 진단검사 이행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해당자들은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전광훈 "증상도 없는데 격리 대상 통보받아"

하지만 전 목사는 이날 오후 두 손을 번쩍 든 채 여유롭게 웃어보이며 집회 무대 위로 등장했고 마이크를 잡자마자 쓰고 있던 흰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나는 이렇게 멀쩡하다. 병에 대한 증상이 전혀 없는데 아까 전광훈 목사를 격리 대상으로 정했다고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테러 의혹도 제기했다. 전 목사는 "우리 교회는 모든 모임과 집회에서 철저히 방역을 했기 때문에 수많은 집회에서도 바이러스 사건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며 "그런데 바로 오늘 행사를 앞두고 (누군가) 바이러스 균을 우리 문에 갖다 부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사랑제일교회 교인의 집회 참석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지적을 일축시키려는 듯 "심지어 우리 교회 (교인들은) 이 자리에 한 명도 안 나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오고 싶어하는 성도가 있어도 (그들에게) 철저히 자가격리에 들어가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우리 교회가 시범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도 "그런데 (서울시가) 날더러 지금부터 또 2주간 집구석에만 처박혀 있으라고 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받아들여야겠냐"고 청중을 향해 되물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교인 일부가 이날 집회에 참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 목사는 실제로 한 보수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4·19와 5·16, 6·29을 허가받아서 한 것이냐"며 "준비는 모두 끝났다"고 광화문 집회 참석을 독려한 바 있다.

현장에는 대전, 대구, 광주 등 지역 각지에서 올라온 참가자들이 다수 참가했다. 만약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집회에 참석했다면 검사 대상뿐 아니라 추가 감염자 또한 전국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전 목사는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깎아내리며 때아닌 역사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건국한 것"이라며 "이승만 대통령을 무시하려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김구를 자꾸 떠들어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구 선생님이 독립운동 한 건 위대하지만 건국 과정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인한 사람이 바로 김구"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제2의 건국을 이뤄가자. 하나님이 이끌고 계시다"고 말했고 집회 참가자들은 '아멘'으로 답했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와 여당 규탄 집회 참가자들이 세종대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 연합뉴스


정체성 불분명한 집회... "4·15는 부정선거" 외치다 갑자기 "아멘"

한편 이날 일파만파 주최 광화문 집회에는 집회 허가를 받지 못한 여럿 단체 대표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정체성에 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14일 서울시는 광복절인 이날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단체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라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14일 오후 11시께 서울행정법원은 민경욱 전 통합당 의원이 이끌고 있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와 일파만파 등 두 곳에 한해 집회 진행을 허가했다.

원래대로라면 전 목사가 이끄는 자유연대는 이날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에서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추진해야 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가 집회에 불참을 결정하면서 실제로 해당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에 집회에 참석 예정이었던 이들 대다수가 광화문 동아면세점 앞에 꾸려진 '일파만파' 집회로 흡수된 것.

이에 따라 집회에서는 정부 비판 기조 아래 각양각색의 주장들이 난무했다. 전광훈 목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나단 목사와 전 목사의 법적 대리인을 맡고 있는 고영일 변호사 등 사랑제일교회 관련 참석자들은 "문재인 하야"를 외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연설이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헌금'을 받기도 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진태 전 통합당 의원과 4·15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민경욱 전 의원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은 "우파의 참여연대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다려달라"고 외쳤고 민 전 의원은 "4·15 총선이 최첨단 디지털로 이뤄진 범죄였다"고 주장했다.
 

▲ 15일 보수 성향 단체 '일파만파'가 주최한 광화문 집회로 향하는 참가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경찰에 의해 길이 가로 막히자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류승연


100명 신청 집회에 5000명 모여... 참가자들, 경찰과 몸싸움도

일파만파는 당초 100명 규모의 집회를 신청해둔 상황이었지만 경찰은 실제로 5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광화문 대로변에 차벽을 세우는 등 집회 참석자들을 통제하려 했으나 이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무대 위에 선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참석자를 100명으로 해 집회 허가를 받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저 문재인 좌파 일당들에 분노해 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는데 경찰이 차로 막아놔서야 되겠느냐"며 "당장 철수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집회 진행 중 경찰과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정오께 광화문 횡단보도를 건너 집회에 참석하려는 이들을 경찰이 '시민 보호'를 목적으로 막아서자 일부 참석자들은 비속어를 써가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 15일 보수성향 단체 '일파만파'가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주최한 집회에 참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 류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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