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전면에 나선 질 바이든... '준비된 영부인' 주목
전당대회 연설로 남편 지지 호소... 미 언론도 '호평'
▲ 질 바이든 여사의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화상 연설을 중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질 바이든(69) 여사가 대선 캠페인의 전면에 나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19일(한국시각)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 연사로 나서 "지금 우리가 짊어진 짐이 무겁기에 강한 어깨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라며 남편인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자신이 교사로 일했던 학교에서 화상 연설을 한 바이든 여사는 "나는 항상 교실의 소리를 좋아했지만, 지금의 조용함은 무겁다"라며 "교실을 채워야 할 밝은 얼굴들은 컴퓨터 스크린의 상자 속에 갇혀 있다"라고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교실은 다시 웃음과 잠재력으로 가득 찰 것"이라고 강조했다.
8년간 '세컨드레이디' 지내... 한국 방문 인연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남편 곁에서 8년간 '세컨드레이디'를 했고, 이번엔 유력한 차기 영부인 후보가 된 바이든 여사는 교육학 박사로 커뮤니티 칼리지와 공립학교에서 주로 영어를 가르쳤다.
2015년에는 세컨드레이디로서 단독으로 여성 인권을 위한 아시아 3국 순방(한국·베트남·라오스)에 나서 첫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여성들을 만나 교육 및 경력 단절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남편 바이든과는 둘 다 재혼으로 만났다. 바이든은 1972년 최연소 상원의원이 된 다음 날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한 살배기 딸을 잃고 두 아들을 홀로 키웠다. 바이든 여사도 첫 남편과 결혼 5년 만에 이혼했다.
바이든 여사는 지인의 소개로 9살 연상 바이든을 만났다. 하지만 바이든의 청혼을 5차례나 거절했다. 바이든 여사는 당시를 떠올리며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은 바이든의 두 아들이 또다시 이별을 경험하지 않게 하려면 내가 이 결혼에 대해 100% 확신이 있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거듭된 청혼을 받아들여 1977년 결혼한 둘은 4년 뒤 함께 딸을 낳았다. 하지만 2015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던 장남 보 바이든이 뇌암으로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바이든 여사는 이날 연설에서 아픈 가정사를 꺼내며 "이 나라를 바이든에게 맡긴다면 그는 우리 가족을 위해 한 것처럼 여러분의 가족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우리를 온전하게 하나로 뭉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바이든 여사의 연설에 대해 "비극과 회복으로 이어진 바이든의 이야기를 누구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달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멜라니아보다 대중적이고 활발한 영부인 될 것"
▲ 남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린 질 바이든 여사 트위터 계정 갈무리. ⓒ 질 바이든 트위터
남편의 선거 운동을 돕느라 잠시 휴직한 바이든 여사는 영부인이 되더라도 다시 가르치는 일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자기 직업이 있는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남편은 항상 나의 일을 지원해줬고, 지금은 내가 남편을 지원해야 할 때"라며 "나는 새로운 대통령을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부인으로서도 활발하게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는 과정을 비롯해 대선의 주요 사안에 대해 바이든 여사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6월 남편과 함께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만났을 때 플로이드의 어린 아들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주며 언제든 전화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여사의 세컨드레이디 경력과 성품 등을 거론하며 "만약 영부인이 되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보다 훨씬 더 대중적이고 활발한(more public and active)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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