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재밌는 '이식당'의 시청률 하락, 이유는 단 하나
[TV 리뷰] tvN 예능 <나홀로 이식당> 이수근의 원맨쇼는 뛰어나지만...
▲ 지난 21일 방송된 tvN 예능 <나홀로 이식당>의 한 장면 ⓒ tvN
정신없이 지나간 영업 첫날, 이수근은 맛도 잡고 손님과의 소통도 잡았다. 그리고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이수근은 이른 아침부터 손님맞이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할 일이 수두룩했지만 특유의 성실함이 빛났다. 또, 재주꾼답게 만드는 반찬마다 맛이 좋아서 손님들은 "맛은 예능이 아닌데?"라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손님들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며 소통을 나누는 일도 빠짐 없었다.
tvN <나홀로 이식당>은 나영석 PD가 이수근을 골탕먹이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지만, 재치만점인 이수근은 '나노(나영석 노예)'를 주방으로 끌어들이며 반격에 나섰다. 손님이 몰리면서 만석에 대기 손님까지 있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본사 직원들이 투입된 것이었지만, '어설픈 나영석과 타박하는 이수근' 두 사람의 역전된 관계는 흥미로운 관점 포인트이기도 했다.
▲ 지난 21일 방송된 tvN 예능 <나홀로 이식당>의 한 장면 ⓒ tvN
백종원의 레시피에 이수근의 손맛이 더해진 두부조림을 맛본 손님들은 저마다 그 맛에 감탄했다. 이수근은 "무조건 맛있다고 안 하셔도 됩니다"라며 웃음을 유발했고, 손님들은 유쾌하게 웃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곧이어 도착한 손님은 발렛 파킹이 안 되냐며 농담을 던졌는데, 이수근은 "할려고 했는데 8만 원"이라며 밥값보다 비싸다고 받아쳤다. <나홀로 이식당>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웃기는 재주가 탁월한, 혼자서도 뭐든지 잘하는 이수근을 지켜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그럼에도 <나홀로 이식당>의 시청률은 내리막을 타고 있다. 10분짜리 예능이라 제시간에 맞춰 시청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1회 2.747%(닐슨코리아 기준)로 괜찮은 출발을 했지만, 2회 2.506%, 3회 1.831%, 4회 1.802%로 계속 하락세다.
이수근이 재치도 여전하고, 나영석의 깨알 같은 참여도 더해지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그건 역시 '이야기의 부재'가 아닐까. <나홀로 이식당>에는 만능재주꾼 이수근이라는 확실한 캐릭터가 존재한다. 이수근은 원맨쇼를 펼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방송의 생리도 잘 알고 있다. 1회와 2회에서 시청자들은 혼자서도 잘하는 이수근이 신기했다. 문제는 거기까지라는 것이다.
▲ 지난 21일 방송된 tvN 예능 <나홀로 이식당>의 한 장면 ⓒ tvN
혼자이다보니 사람끼리 부대끼며 만들어지는 시너지가 없고, 그러다보면 이야기가 점차 협소해진다(나영석의 참여는 예외적이라 본격적인 이야기로 연결되진 않는다). <나홀로 이식당>의 본류(本流)인 <강식당>을 떠올려보자. 만능재주꾼인 이수근의 캐릭터는 주문이 밀리면 멘붕에 빠지는 강호동 옆에서 더 빛이 났다. 캐릭터가 더 도드라지고, 이야기의 몰입도가 생기는 건 역시 '함께'일 때이다.
나영석 PD의 또 다른 예능 <여름방학>은 첫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4회(2.508%)에 바닥을 찍고 5회(2.905%)부터 반등했다. 6회는 3.069%로 다시 3%대 시청률로 복귀했다. 전환점이 된 포인트는 뭐였을까. 그건 이선균과 박희순의 등장이었다. 그들은 정적이고 단조롭던 <여름방학>에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었다. 밋밋한 캐릭터였던 최우식과 정유미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물론 <나홀로 이식당>은 달나라 공약 대신 제작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임시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또 최근 나영석 PD가 밀고 있는 숏폼 예능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와도 같은 프로그램이다. 시청률과 별개로 그 나름대로의 가치와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건, 여전히 사람들은 '이야기'에 배고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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