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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1위 그 가수 팬입니다, 주접 좀 떨겠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핫100 1위를 축하하며

등록|2020.09.01 20:48 수정|2020.09.01 20:48
방탄소년단이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8월 31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은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습니다. 한국 가수 중에서, 이 차트에서 1위를 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입니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이기도 한 김은숙 시민기자가 이 기쁨을 담아 사는이야기를 보내왔습니다. '내 가수'가 이룬 쾌거에 오늘만은 '주접'을 떨어보고 싶다는 그의 글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티저 사진. ⓒ 연합뉴스=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주접떨다'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1」 음식 따위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2」 욕심을 부리며 추하고 염치없게 행동하다'라는 뜻으로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요즘엔 의미가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자신의 덕질 대상에게 과장된 아첨을 하면서 닭살을 돋게 만드는 드립'이다(출처 : 나무위키). 즉, 팬들에게 '주접'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게시물 밑에 '얼굴에 김 묻었어요, 잘생김'이나 '왜 날마다 같은 티만 입어요? 큐티'와 같은 내용의 댓글을 다는 게 바로 주접의 대표적인 예다.

정국이 생일날 이런 경사라니, 주접을 떨 수밖에요 

2020년 9월 1일은 방탄소년단, BTS의 팬들이 정말 자랑스럽게 주접을 떨어도 되는 날인 것 같다. 방탄소년단 팬인 아미 사이에서는 '왜요? 내가 빌보드 핫 100, 1위 가수 팬처럼 생겼나요?'라고 말하는 '드립'이 유행 중인데, 여기엔 BTS를 자랑스러워하는 팬들의 마음이 잘 담겨있다.

9월 1일은 방탄소년단 멤버인 전정국의 24번째 생일이자, 그들의 노래가 빌보드 핫 100차트에서 처음으로 1위를 한 날이다. 물론 1위를 하지 않았어도 멤버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들은 넘쳐났을 것이지만, 좋은 선물까지 더해지니 그 마음이 몇 배로 커진 듯하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에 BTS 게시판을 들어가 보면, 정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과 빌보드 핫 100에서 1위 한 것을 축하하는 글들이 넘쳐난다. 스크롤을 아무리 내려도 9월 1일에 올라온 게시물의 끝이 안 보일 정도다.

이 뿐만 아니다. 빌보드 사이트 첫 화면엔 방탄소년단의 사진과 함께 관련 기사가 떠 있다.
 

2020년 9월 1일 빌보드 첫 화면빌보드 첫 화면을 방탄소년단이 차지하고 있다 ⓒ 김은숙


빌보드 앨범 200 차트에서 1위 할 때 빌보드 홈페이지에 한 번 들어와 본 이후로, 다시 이 사이트를 들어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다시 접속해서 둘러보니 빌보드가 방탄소년단을 아주 많이 아끼고 사랑하나 보다. 사이트에 방탄 관련 기사가 꽤 많았다. 심지어 여러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 중 'NEWS'란에 들어가 보면 BTS 항목이 따로 설정돼있다. 

빌보드 뉴스 카테고리를 내려 보면 항목으로는 'HIP-HOP, PRIDE, CHART BEAT, LATIN, POP, AWARDS' 등이 있다. 다른 항목과 달리, BTS는 특정 가수의 항목으로 따로 분류돼 있는 것이다. 마치 '사과'가 '과일'과 같은 위계에 있는 것 같달까.

또 빌보드에는 여러 가지 차트가 있다. 2020년 8월 29일의 앨범 차트를 보면 방탄소년단의 앨범인 < LOVE YOUSELEF : ANSWER >가 85주 동안, < MAP OF THE SOUL : 7 -JOURNEY >가 3주 동안, < MAP OF THE SOUL : 7 >이 26주 동안 올라와 있다.

ARTIST 100 차트에는 202주 동안 차트 안에 머물러 있다. 8월 29일 차트에서는 3위에 올라 있으며, 전 주보다 한 단계 올라선 기록이다. 빌보드 내의 여러 가지 차트를 보면 BTS가 더욱 더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 BTS가 개별 항목으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빌보드 갈무리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는 '현재진행형'이기에

아미들이 BTS를 좋아하게 된 계기, 여전히 좋아하는 이유는 모두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아미는 방탄의 노래 가사가 주는 위로와 위안을 그 이유로 꼽는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노래는 'MAGIC SHOP'(매직 샵)이다. 이 노래에 다음과 같은 노랫말이 있다.
 
내가 나인 게 싫은 날 영영 사라지고 싶은 날
문을 하나 만들자 너의 맘 속에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 곳이 기다릴 거야
믿어도 괜찮아 널 위로해 줄 magic shop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저 은하수를 올려다보며
넌 괜찮을 거야 oh 여긴 magic shop

필 땐 장미꽃처럼
흩날릴 땐 벚꽃처럼
질 땐 나팔꽃처럼 (나팔꽃처럼)
아름다운 그 순간처럼 (그 순간처럼)

BTS의 화영연화는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며, 그건 우리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필 때도 아름답고, 흩날릴 때도 아름답고, 질 때도 아름다운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겠다 다짐해 본다. "Je t'aime plus qu'hier mais moins que demain(어제보다 더, 내일보다 덜 사랑합니다)".
 

▲ 방탄소년단(BTS)이 1일 오후 네이버 브이라이브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 등극을 팬들과 함께 축하하기 위해 랜선 파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방탄소년단브이라이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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