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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국민의힘' 90% 찬성 확정 "국민의 꿈 실현"

당 내 반발로 '4선 연임 금지' 조항은 삭제... 정개특위 입법으로 추진 계획

등록|2020.09.02 16:57 수정|2020.09.02 16:57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 김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 남소연


미래통합당이 새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확정했다. 통합당은 2일 오후 4시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등록증을 교부받으면서 '국민의힘'을 공식 당명으로 사용하게 됐다. 공식 약칭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등의 민주화 역사를 직접 언급하는 등 화제가 됐던 새 정강‧정책 역시 확정됐다. 그러나 '4선 연임 제한' 등 일부 내용이 당내 반발로 빠지면서 숙제도 남겼다.

'국민의힘'은 2일 오전부터 당 전국위원회를 열고 강령‧기본정책 개정안과 당명 변경 및 상설위원회 신설을 위한 당헌개정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이 굳건하게 일어나, 국가위기 극복하자"

이날 전국위원회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순조롭게 진행됐다.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며 두 번에 걸쳐 의견을 수렴해야 했던 의원총회와는 사뭇 달랐다. 전국위 의장을 맡은 정우택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라는 새 당명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꿈을 실현할 정당을 만들겠다는 실현 의지의 반영이라고 알고 있다"라며 "많은 신뢰와 지지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 시대변화를 선도하고 국민과 호흡하는 정당으로 거듭 나아가겠다"라며 "약자와 동행하며 국민통합에 앞장 서는 정당으로 체질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강‧정책과 당명 개정은 국민 신뢰를 되찾고 당의 집권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기둥으로 세워질 것"이라며 "이제 우리 '국민의힘'이 굳건하게 일어나 민생정당‧대안정당‧수권정당으로 국민과 함께 국가위기 극복을 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는 '국민의힘'이란 새로운 당명을 채택하고자 하고, 우리 당이 지켜나가야 할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선포하고자 한다"라며 "우공이산의 우직함으로 국민의 아픔이 있는 곳에 반드시 '국민의힘'이 있다는 성실함으로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갔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의 이름과 정강‧정책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일부 수정하였고, 상임전국위원회에서 80%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는 점을 아울러 보고드린다"라며 찬성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비대면으로 실시된 이번 전국위원회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ARS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정강‧정책 개정안은 92%, 당명 개정은 90%, 특위 설치는 96%의 찬성률을 각각 보였다. 당 누리집 게시판 등에 일부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새 당명과 정강‧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것과는 달리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된 것. 호남지역 대책 수립 등을 위한 국민통합위원회,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당이 즉각 대응하기 위한 약자동행위원회도 상설위원회로서 당내에 신설된다.

'4선 연임 금지' 조항 삭제... 이보 전진 위한 일보 후퇴?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그러나 의원총회와 상임전국위원회 등을 거치면서 당의 새 정강‧정책은 초안과 일부 내용이 달라졌다.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4선 연임 금지' 조항이었다. 다선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오자 결국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배준영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강정책 중에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조항을 대신하여 '정치개혁특별기구 설치를 통해 제도를 정비하며'를 넣었다"라며 "이는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등을 포함하여 좀 더 광범위한 정치개혁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배 대변인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법률가 출신 의원들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라며 "정강‧정책에 넣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라고 이야기했다. 대신 "법률로 (4선 연임을 금지)하게 될 텐데, 따로 정치개혁특위를 만들어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영 의원은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혁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는 지난 총선 때 내 선거공약이었다"라고 적었다. 그는 "개원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당 정강정책(안)에 넣는 데 성공했었다"라며 "그러나 어제 그제 이틀에 걸친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최종안에서는 빠지고, 앞으로 구성될 정개특위에서 더 논의하기로 결정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한다"라며 "개혁안에 반대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왜 반대하는지 분명해졌기에 앞으로의 전략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법안을 제출하고 초선 의원 중심으로 한 분 한 분 설득해 나가겠다"라고 글을 마쳤다.

그 외에도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통폐합 등 조항이 삭제됐다. 배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는 이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현 지방자치 제도의 전면개혁을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어 "공영방송 등의 사장에 대한 대통령 임면권을 폐지하고, TV수신료의 '강제' 통합징수도 함께 폐지한다"라며 '강제'라는 말이 추가됐다. 본래 수신료 징수 자체를 폐지하려고 했던 움직임보다 한 단계 완화된 방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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