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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내팽개치는 22개월 아이, 대체 어쩌죠?

24개월 미만 아이에겐 착용 권하지 않는다지만... 걱정되는 엄마 마음

등록|2020.09.04 17:05 수정|2020.09.04 17:05

▲ 아이는 마스크 쓰기를 싫어한다. ⓒ 서은정

"자, 연습 한 번 해보자"
"이거 안 쓰면 밖에 못 나가, 놀이터도 못 가, 알았지?" ​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워본다. 역시나 씌우자마자 손으로 쥐어뜯더니 바닥에 내팽개친다. 몇 번이고 다시 씌우고 다시 씌워본다. 결과는 마찬가지. ​세상에, 아이에게 마스크 쓰기 연습을 시키게 될 줄이야. ​

지난 22개월간 육아를 하며 여러 관문을 거쳐왔지만 하다 하다 이제 마스크 쓰기 연습까지 시키게 될 줄 정말 몰랐다. 바야흐로 코로나 시대. 마스크는 나를 지키기 위한 최대의 방어막이 됐다. 언제까지 써야 할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엄마, 어떡해. 모자도 안 쓰는 애한테 마스크를 어떻게 씌워... 무슨 방법 없을까?"

'육아 치트키'인 친정엄마에게 하소연해본다. ​

"내 친구 손주는 현관 앞에서 이거 안 쓰면 밖에 못 나간다고 엄포를 놓는대, 그럼 쓴대."
"처음에는 울고불고해도 나가고 싶어서 결국에는 쓴다는데?" ​ 


포털사이트에 '마스크 안 쓰는 아이'를 검색해 본다. ​소아청소년 전문가 오은영 박사의 훈육법이 눈에 띈다. 마스크 씌우고 3초 버티기 방법이다. 3초간 마스크를 씌우고 벗고, 씌우고 벗고를 반복하라. 울어도 단호하게 행동해야 하고 마스크를 잘 쓰고 있을 때는 칭찬을 해준다.

마스크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꽤나 많은가 보다. 이런저런 방법들로 결국에는 마스크 씌우기에 성공했다는 사연을 보며 불안감을 떨쳐 본다. ​

WHO의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2020.8.21 발표)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 권고 나이는 12세 이상이다. 6~11세 어린이도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환경이거나 고위험지역에 있을 때는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했다. 또한 5세 미만은 건강상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게 낫다고 한다. ​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나는 정확한 정보가 필요했기에 행정안전부에 전화를 걸었다. 다음은 2020년 9월 4일, 행정안전부 상담센터 직원의 안내다. ​

"24개월 미만의 유아,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마스크를 제거하기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는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 실내에서는 가급적 마스크를 하는 게 맞지만 24개월 미만의 아이라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

위 내용은 코로나 19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지침 중 '마스크 착용' 부분에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도 어쨌거나 아이는 곧 24개월이 될 예정이기에 마스크 쓰기 연습은 계속되어야 한다. 울고 떼쓰고를 반복하겠지만 눈 꼭 감고 하련다. ​

아가야 미안해, 이런 세상을 살게 해서...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저의 브런치에도 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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