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와 꽃무릇의 차이,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산호공원에 만개한 꽃무릇
▲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알뿌리식물로 9-10월에 붉은 꽃을 피운다.잎은 꽃이 진뒤 나와 다음해 5월쯤 시들어버린다. 함평 용천사, 영광 불갑사,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은 유명하다. ⓒ 김숙귀
곁에 다가온 가을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서글프다.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온전히 마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년 같으면 고창 선운사로 꽃무릇을 보러 갈 생각에 잔뜩 설레고 들떠있을 때이다. 하지만 올해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신 집 근처 산호공원에 들러 진한 아쉬움을 달래보기로 했다.
▲ 가녀린 연초록 꽃대 끝에 작은 이파리 한 장 없이 빨간 꽃송이만 달랑 피어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애틋한 마음이 든다. 꽃은 잎을, 잎은 꽃을 평생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안타깝다. ⓒ 김숙귀
▲ 지난해 여름, 배롱꽃을 보러 담양 명옥헌원림을 찾았다가 만난 상사화. 꽃무릇과 상사화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꽃무릇과 달리 상사화는 8월에 홍자색의 꽃이 4~8송이씩 무리지어 핀다 ⓒ 김숙귀
상사화는 여름, 잎이 없는 꽃자루 위에 4~8송이씩 무리 지어 연분홍색 꽃을 피운다. 잎은 꽃이 피기 전에 말라 죽는다. 다만 꽃과 잎이 서로 볼 수 없는 특성은 비슷하다. 그래서일까. 잎도 없는 꽃대위에 덩그러니 꽃을 피운 모습이 애달프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깊은 그리움도 또 하나의 사랑이려니... 가슴에 붉은 물을 들이고 내려오는 길. 가을은 그저 물색없이 해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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