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독촉하러 왔다가 아이 데려간 두 남자가 주는 감동
[미리보는 영화] 영화 <담보>에 담긴 1990년대 감성들
▲ 영화 <담보> 관련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최근 국내외에서 일종의 대안 가족을 정면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눈에 띈다. 혈연으로 이어진 전통 가족이 아닌 지인 혹은 낯선 사람들로 이뤄진 유사가족들은 각 영화에서 저마다의 감동을 주곤했다.
이런 대안 가족 모티브에 한국형 코미디와 신파가 만났다. 배우 성동일-김희원이 채무를 독촉하는 추심원으로 등장하는 영화 <담보>는 두 남자가 빚을 독촉하다 한 아이를 대신 데려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납치의 대상이 됐던 박소이가 이 영화에 승이 역을 맡았고, 하지원이 성인 승이를 맡아 이야기 후반부를 책임진다.
설정만 놓고 보면 몇 가지 걸리는 지점이 있긴 하다. 아이를 일종의 담보물로 그것도 조선족 엄마와 아이라는 점에서 너무 대상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1990년대라는 시대 배경으로 그런 위험을 상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일부 관객에 따라선 불편할 수도 있다. 두석과 종배 사이 관계도 다소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건 캐릭터의 성격과 코미디 요소를 통해 다소 중화시킨다.
한 아이를 향한 두 사람의 애정
▲ 영화 <담보> 관련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 영화 <담보> 관련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두석과 종배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결혼하지 않았다. 한 집에서 이 두 남자가 왜 같이 살게 되었는지, 연애나 결혼은 왜 하지 않게 됐는지 영화에서 설명하는 대신 승이에게 감정이 흔들리고 결국 가족 비슷하게 애정까지 느끼게 되는 과정에 집중한다. 제작사인 JK필름 특유의 신파 코드가 담겨 있어 몇몇 장면에서 눈물샘을 자극한다.
한 아이를 향한 두 사람의 애정, 두 사람 각각이 겉으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등은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간접적인 방식으로 제시되는데 이 역시 한국 특유의 정서와도 연결된다. 내리사랑, 말없이 뒤에서 챙기는 사랑의 모습은 기성세대에겐 익숙한 전통적 부모의 상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담보>는 추석 연휴를 그 누구보다 겨냥하고 있는 작품이다. 여러 세대가 모이는 명절에 부담 없이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지는 미지수다.
한줄평: 깨알 대사가 묘미, 가족 영화로는 손색없다
평점: ★★★☆(3.5/5)
영화 <담보> 관련 정보 |
감독: 강대규 출연: 성동일, 김희원, 박소이, 하지원, 나문희, 김윤진 각본: 손주연 제공 및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주)JK필름, (주)레드로버 공동제작: CJ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연 러닝타임: 113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9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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