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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는 울산, 또 뒷심 부족 재현?… 전북과 승점 동률

[2020 K리그1 23R] 울산, 종료 직전 대구에 동점골 허용…2-2 무승부

등록|2020.09.28 09:18 수정|2020.09.28 09:18

▲ 울산 현대가 K리그1 23라운드 대구전에서 한 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종료 직전 실점하며,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현대가 지난 시즌의 아픔을 또 재현하는 것일까. 특유의 뒷심 부족을 반복하며 전북현대에게 따라잡혔다. 승점 동률에도 불구하고 다득점 원칙에 의해 선두를 지킨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울산은 27일 오후 4시 30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3라운드 파이널A 첫 경기에서 대구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울산은 15승 6무 2패(승점 51, 47득점)에 머물며, 같은날 상주전에서 승리한 2위 전북(승점 51, 39득점)과의 격차가 좁혀졌다.

'수비 전술 실패' 울산, 다 잡은 승리 놓치며 무승부

대구는 3-5-2, 울산은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전반 초반 대구는 세징야, 데얀을 앞세워 울산 수비진을 위협했다.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과 주니오의 헤더로 인해 초반을 간신히 버텨낸 울산이었다.

하지만 대구는 마침내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박한빈의 패스를 세징야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대로 주저 앉을 울산이 아니었다. 전반 27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받은 주니오가 페널티 박스안에서 3명의 수비수를 뚫어낸 뒤 통쾌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주니오의 시즌 25호골이었다.

동점을 허용한 대구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데얀의 부상으로 인해 교체 카드를 일찍 소진해야 했다. 데얀을 대신해 김대원이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울산은 후반 5분 역전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오른쪽 풀백 김태환이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전진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을 대구 골문에 꽂아넣었다.

대구는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공격에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울산은 후반 중반 주니오, 설영우를 빼고, 비욘존슨과 이동경을 투입했다.

대구는 내려앉은 울산을 맞아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세징야, 류재문의 슈팅이 연거푸 골문을 외면했다. 울산은 조현우 골키퍼의 활약으로 점수를 유지했다.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후반 38분 앞서 교체 투입한 이동경을 다시 불러들이고, 센터백 김기희를 투입해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울산은 후반 추가 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박한빈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슈팅이 굴절되며 골로 연결됐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 울산 김도훈 감독이 이번 대구전에서 수비적인 교체에 대해 실수임을 스스로 인정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불안한 선두' 울산, 지난 시즌 역전 우승 실패 재현할까

골을 넣으려는 대구의 투혼과 반드시 이기기 위해 방패를 단단히 세운 울산이 경기 종료 직전까지 치열하게 대립하며 큰 재미를 선사했다.

대구가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울산이 전세를 뒤집으며 승리를 눈 앞에 뒀다. 김도훈 감독은 득점 1위 주니오를 비교적 이른 시간에 교체했고, 제공권이 좋은 비욘존슨을 투입했다. 이어 볼 키핑과 패스가 뛰어난 이동경을 넣었다.

센터백 김기희를 넣으며 수비 숫자를 늘린 김도훈 감독의 선택은 응당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소 의문인 것은 후반 17분 투입한 이동경을 후반 38분에 다시 교체 아웃시킨데 있다. 체력적인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선발 출전한 선수를 불러들이는게 응당 옳았다.

축구는 결과론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한 골을 지키고자 공격을 버리고 수비에만 치중한 전략은 대실패로 귀결됐다. 대구가 라인을 높게 형성하며 공격에만 치중하느라 수비 배후 공간에 대한 약점을 노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산은 공격하기는커녕 너무 내려앉은 채 수비에만 전념했다.

김도훈 감독도 실수를 인정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후반 중반 이후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다.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었지만 판단 미스였다"라며 "이동경에게 미안하다. 수비적인 측면을 고려해 세징야를 막기 위해 김기희를 준비했다. 결과론적이지만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울산은 지난 시즌 다잡은 리그 우승을 놓친 바 있다.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전북에 승점 3점을 앞선 터라 자력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전북은 강원을 제압한데 반해 울산은 포항에 1-4로 대패를 당했다. 결국 승점 동률인 상황에서 다득점에 의해 전북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울산은 비단 포항전뿐만 아니라 앞선 여러 경기에서도 수비적인 전술로 인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 바 있다. 울산의 뒷심 부족이 올 시즌도 반복되는 모습이다.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을 놓친 울산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름값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대거 영입하며 스쿼드를 더욱 강화했다. 울산은 지난 시즌보다 한층 향상된 경기력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9월 이후 1승 3무 1패로 주춤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1패는 우승 경쟁 상대인 전북전 패배다. 불과 1-2개월 전만 하더라도 울산의 우승이 유력한 분위기였다. 울산은 꾸준하게 승점을 쌓는 것에 반해 전북은 기복이 심했다. 한 때 승점차가 7점까지 벌어지며 우승 레이스가 싱겁게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어느덧 울산과 전북의 승점이 같아졌다.

최종라운드까지 겨우 4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울산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과연 울산이 지난 시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23라운드 (2020년 9월 27일, DGB대구은행파크)
대구 FC 2 - 세징야 22' 박한빈 90'
울산 현대 2 - 주니오 27' 김태환 50'


선수명단
대구 3-5-2/ 구성윤/ 정태욱, 김재우, 김우석/ 정승원, 박한빈, 류재문, 츠바사(82'오후성), 신창무(74'이진현)/ 데얀(45'김대원), 세징야

울산 4-1-4-1/ 조현우/ 김태환, 정승현, 불투이스, 홍철/ 원두재/ 설영우(62'이동경, 83'김기희), 윤빛가람, 신진호, 김인성 - 주니오(61'비욘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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