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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수업 시간에 '홍콩 독립' 가르친 교사 퇴출... "암적 존재"

"홍콩 기본법 위반하고 학생들에게 피해 끼쳐"... 교사 노조 '반발'

등록|2020.10.06 16:51 수정|2020.10.06 16:56

▲ 수업 시간에 홍콩 독립 내용을 가르친 초등학교 교사의 지위 박탈을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갈무리. ⓒ SCMP


홍콩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홍콩 독립과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가 교육 당국으로부터 퇴출당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6일 홍콩 교육부는 성명을 내고 학교에서 홍콩 독립에 관한 수업을 한 교사의 교원 지위를 박탈하고, 해당 학교에도 감독 소홀에 대한 주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해당 학교는 사립 초등학교이지만, 홍콩 교육부는 모든 교사의 교원 지위를 직접 관리한다. 해당 교사는 최근 수업 시간에 홍콩 독립 노선 정치인이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홍콩 독립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교육부는 "교사가 사전에 수업내용을 준비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홍콩 독립에 대한 메시지를 전파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이라며 "해당 교사가 사용한 자료는 왜곡되고 편향됐으며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홍콩 기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학생들을 보호하고 교사의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 해당 교사의 교원 등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SCMP는 "홍콩 교육부가 최근 몇 년간 학생들에게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면 교원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지만, 실제로 박탈한 것은 처음"이라며 "홍콩 교원 노조가 해당 교사의 법정 대응을 지원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해당 학교 이사회는 "교사가 학교를 그만둔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겠다"라면서 "학교 측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람 행정장관 "교육 분야의 암적 존재 제거해야"

이 밖에도 홍콩 교육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신고받은 교사들의 반정부 관련 위법 행위 247건 중 204건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이 결과에 따라 교사 21명에게 주의, 12명에게 경고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교육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며 "교육 분야에서 암적인 존재들을 제거하는 작업(weed out the bad apples)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이 학교 현장을 정치화하려는 움직임이 처음은 아니다"라면서 "과거 행정부는 이런 민감한 문제를 회피하려고 했으나, 지금의 행정부는 모든 역경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람 장관은 "이런 교사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믿는다"라며 "홍콩 시민들은 홍콩 교육 체계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말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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