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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대책 없이 또 담수... 근본대책 마련해야"

14일부터 백제보 담수 예정...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책 없이 금강만 괴롭혀서야"

등록|2020.10.14 09:05 수정|2020.10.14 09:05

▲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백제보. ⓒ 김종술


오는 14일부터 금강 백제보의 담수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환경단체가 백제보 인근 농업용수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3일 성명을 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이대로 수문만 반복적으로 열고 닫을 수는 없다"며 "하루빨리 농업용수 문제 대책과 지속가능한 '상시개방' 방안을 준비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환경부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2020년 하반기 금강수계 보 운영·모니터링 계획'에 따라 오는 14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백제보 수문을 닫아 담수를 할 예정이다.

이에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5월 25일 백제보 수문이 열린 후 백제보-공주보 구간은 자연성 회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여름 금강에 내린 큰비로 묶은 펄은 씻겨나가고, 자연스럽게 모래톱과 여울이 생겨났다"며 "백제보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서는 4대강 사업 이후 발견되지 않던 멸종위기 1급 흰수마자도 돌아왔고 개체수도 증가하고 있다. 여름이면 금강을 뒤덮었던 녹조가 사라졌고, 자연스레 금강을 찾는 시민들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14일 백제보 수문을 닫으면 시민들과 야생동물들이 찾던 모래톱은 다시 물에 잠기게 되고, 가까스로 회복 중이던 금강은 다시 흐르지 못하게 된다"면서 "이번에도 이유는 '농업용수부족'"이라고 밝혔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또 "환경부는 농업용수 부족 농가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양수장 3곳과 지하수 대체관정 172곳을 설치해 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없이 보 운영이 반복되는 것은 관련 부처의 금강 자연성 회복 의지 부족과 무능력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농업용수 부족 농가에 대한 농업환경 분석 ▲용수부족 피해 정보 수집 ▲피해 정도 객관적 기준 마련 ▲농업용수 부족과 지하수 관정 유용량 비교 분석 ▲이러한 정보를 근거로 한 백제보 수문개폐 기준 매뉴얼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금강의 자연성 회복을 기본 전제로, 농가의 고충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이대로 수문만 반복적으로 열고 닫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14일 수문이 닫히면 금강은 다시 길고 힘든 겨울을 보내야 한다. 수천 년의 세월을 흘러 사람과 자연을 풍요롭게 했던 금강을, 인간의 편익이라는 목적으로 괴롭혀서는 안 된다"며 "환경부는 실질적인 개선 없는 모니터링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농업용수 문제 대책과 지속가능한 '상시개방' 방안을 준비하고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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