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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건 판사' 저격한 장제원 "대한민국 정치 좌지우지"

[국감-법사위] "검찰 개혁 반격 시각" 언급 부각... 송기헌 "굉장한 과장"

등록|2020.10.20 18:16 수정|2020.10.20 18:16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당에 항의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21부 김미리 재판장의 이름을 꺼내들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을 상대로 한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오후 국정감사에서다. 김 재판장이 재판 과정에서 '검찰 개혁'같은 피고인에게 치중된 단어를 사용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된다는 논리였다.

장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향해 "조 전 장관의 3차 공판에서 '검찰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는 멘트를 재판장이 했다. 이건 정치 프레임이다. 이런 단어는 사법부에서 쓰면 안 된다"라면서 "판결의 결론도 불보듯 뻔한 것 아닌가. 조국 사건을 검찰 저항이라는 분이 어떻게 판결을 하겠나. 이대로 둬도 되나"라고 질타했다.

장제원 "판결 결과 뻔해"... 송기헌 "재판 전 검찰 간 증인, 충분히 문제"

"검찰 개혁을 시도한 피고인들에 대한 반격이라는 일부 시각이 존재한다. 다른 사건과 달리 더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김 부장판사의 당시 발언은 지난 6월 19일 재판 시작 당시 검찰 측에 주의를 당부하며 나온 말이다. 바로 직전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이 법정 출석 전 검사실에서 진술 조서를 열람한 사실을 지적하는 과정에서다. 김 부장판사는 "증인들은 일반인이 아닌 검사 또는 수사관으로 장기간 재직했던 사람들로 참고인 조사를 마쳤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술을 했다"며 "자칫 검찰의 진술 회유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민중기 원장 또한 "저 말이 나온 배경은 해당 기일에 증인으로 소환된 사람이 검찰청에 들려 진술인 조서를 열람했던 것으로, 재판장이 검찰에서의 증인 진술 조서 열람은 회유 등 오해 소지가 있어 자제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더 나아가 김 재판장이 조 전 장관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등이 모두 형사합의 21부에 배당된 것을 두고도 "김미리 재판장이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재판 상황에서 정치적 발언을 했다는 거고, 수많은 정치 사건을 다 김 재판장이 하는데 국민이 그 결과를 믿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민 원장은 이에 "재판을 진행함에 있어 공정하게 하고 정치 성향이 드러나는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김 재판장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장 의원의 말엔 "잘잘못까지 당부를 언급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여당도 반박에 나섰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검찰과 증인 사이에서 진술 조서를 (재판 전) 보는 것은 피고인의 입장에서 오해할 만한 여지가 있다"면서 "그런 걸 가지고 재판장이 편견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굉장한 과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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