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뽕뽕 뚫린 해골바위, 이 산행의 백미네
스릴 넘치는 암릉 산행, 전북 완주군 장군봉
▲ 전북 완주 장군봉의 명물, 해골바위.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기묘하게 생겼다. ⓒ 송원
일상이 주는 우울함을 털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 기묘하게 생긴데다 이름도 독특한 해골바위를 우연히 사진으로 보고서는 호기심이 일어 완주 장군봉(738m) 산행을 나서게 되었다.
사과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농원을 지나는데 우뚝 솟은 장군봉이 눈에 들어와 마음이 설렜다. 군사시설 경고판이 세워져 있는 갈림길을 거치면서 산길에 접어들었다. 얼마 가지 않아 가파른 오르막이 한참 이어지다가 첫 슬래브 구간이 나왔다. 다행스레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 수월하게 올라갔다.
▲ 장군봉은 슬래브, 바윗길이 많은 돌산이라 아슬아슬하고 위험스러운 구간들이 계속 이어진다. ⓒ 김연옥
▲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 마음마저 가을로 물드는 것 같았다. ⓒ 김연옥
장군봉은 슬래브, 바윗길이 많은 돌산이라 아슬아슬하고 위험스러운 구간들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잘 설치되어 있어 암릉 산행의 스릴을 즐기고 싶은 산꾼에게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 산이다.
로프나 쇠사슬을 손으로 꽉 잡거나, 바위에 박아 놓은 발판을 조심스레 발로 디디며 거친 바위들을 한참 동안이나 오르다 보니 스릴은 있어도 몸이 점점 지쳐 갔다. 그래도 간간이 시야가 확 트인 바위에 서서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마저 가을로 물드는 것 같아서 좋았다.
▲ 전북 완주군 장군봉(738m) 정상에서. ⓒ 김연옥
▲ 두꺼비바위. ⓒ 송원
그렇게 1시간 50분 정도 흘러갔을까, 로프를 한껏 힘주어 잡고서 마지막 슬래브 구간을 힘겹게 올라서자 바로 장군봉 정상이었다. 정상 표지석 사진을 찍은 후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 조망 좋은 바위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었다.
여기서 해골바위까지 거리는 2.4km. 가까이 있는 사자바위에 들렀다가 갈림길로 되돌아 나왔다. 수직으로 나 있는 위험한 바윗길로 조심조심 내려가서 금남정맥이 지나가는 능선을 탔다. 금남정맥은 전북 무주 주화산에서 시작하여 부여 부소산 조룡대에 이르는 산줄기다.
오후 1시 20분에 두꺼비바위를 볼 수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얼굴 부분을 들여다보니 멀뚱멀뚱한 눈빛 하며 영락없는 두꺼비였다. 산길에서 기암괴석을 만나면 신비스럽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
▲ 해골바위로 가는 하산 길에서. ⓒ 김연옥
금남정맥으로부터 벗어나는 삼거리에 이르러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갔다. 해골바위를 거치는 하산 길 역시 바위에 박아 둔 쇠고리 등 안전 장치가 잘되어 있다. 그런데 장군봉은 마사토로도 불리는 화강토로 이루어진 길이 많아 미끄러워서 개인적으로는 하산 길이 더욱 조심스러웠다.
해골바위 상단에 2시 남짓 되어 도착했다. 바위 전체를 보려면 조금 더 내려가야 한다. 그토록 궁금하던 해골바위 앞에 섰다. 정말이지,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독특하게 생긴 바위다. 그 기묘한 생김새가 신기하기도 하고, 이름만큼이나 처연한 느낌마저 들었다. 덩치도 엄청나게 커서 그 거대함으로도 감탄스러운데다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아주 인상적이었다. 가히 장군봉 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아쉬움 속에 해골바위를 뒤로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3시 10분께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장군봉의 명물인 해골바위가 보고 싶어 떠났던 산행이다. 덤으로 험한 바윗길에서 세상사 잊고 오로지 안전하게 오르내리는 것에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 더욱이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을 바라다보며 마음 또한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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