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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을 감성 넘치는 자전거 길

자전거+사진=낭만

등록|2020.10.25 17:30 수정|2020.10.25 17:30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잠깐 고민했다. 자전거 타면서 사진 찍는다, 아니면 사진기 메고 자전거 탄다? 문막 체육공원에서 법천 소공원까지 왕복 32km가량이다. 자주는 아니고 해마다 이맘때 억새가 흐드러질 때 한두 번씩 들러서 탄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잘 포장돼 있지만 중간에 거친 길도 지나야 하고 산길도 지나고 타는 재미가 좋은 길이다. 섬강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요즘 낭만이 따로 없다.
 

섬강억새와 산국 ⓒ 박영호

 

섬강 두꺼비 오토캠핑장억새가 한창 ⓒ 박영호

 
억새와 노란 산국이 잘 어울린다. 렌즈를 챙겨 넣은 가방을 집에 두고 나서는 바람에 오늘은 모두 28mm 단렌즈로만 찍었다. 줌 렌즈가 아쉬운 순간이 많았지만 어차피 렌즈를 가져왔어도 자전거 타면서 바꾸기는 좀 귀찮았을 것이다.

흥원창 가기 전에 '섬강 두꺼비 오토캠핑장'이 있다. 문을 닫고 운영하지 않는데 꽤 많은 사람이 캠핑을 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시설도 없는 강변에도 차박을 하는 사람이 많다. 좀 부럽기는 하지만 널리 알려져 사람이 너무 많이 찾아서 이 좋은 풍경을 망칠까 두렵다.
  

▲ 흥원창 오르는 길 ⓒ 박영호

   

▲ 차박이 대세 ⓒ 박영호


부론에 있는 흥원창은 고려 말부터 조창이 있었던 곳이다. 조창은 서울로 보내는 세곡 등을 모아두는 창고다. 영월에서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을 이루고 충주를 거쳐 여기서 섬강을 만난다. 남한강은 여주를 지나 양평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되어 서울로 간다.

남한강과 북한강 모두 저마다 부르는 다른 이름이 있다. 너무 늦었지만 이제 이름을 다시 찾아주면 어떨까 생각한다. 모든 걸 빨아들이는 서울처럼 강 이름도 한강이 다 빨아들인 것 같아 아쉽다. 두꺼비가 많아서 섬강인데 그냥 남한강 지류로 이름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두렵다.
 

▲ 억새 숲을 지나 ⓒ 박영호

   

자전거와 억새휴식 ⓒ 박영호

   

▲ 자전거와 억새 ⓒ 박영호


반계리 은행나무에 물이 들었나 보러 갔으나 아직도 푸르다. 다른 은행나무들은 모두 샛노랗게 물이 들었는데 나무가 크면 뿌리도 깊어서 더 오래 푸른 모양이다. 요건 다음에 제대로 물이 들었을 때 다시 들러서 찍기로 하자.
 

은행나무아직은 푸른 반계리 ⓒ 박영호

   

▲ 반계리 은행나무 ⓒ 박영호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https://suhak.tistory.com/1179에 사진이 몇 장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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