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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했더니... '납골당'이란 말이 없어졌어요

등록|2020.10.26 17:21 수정|2020.10.26 17:24
얼마 전에 오마이뉴스에 ''납골당'이란 말 좀 바꿀 수 없을까요?'(http://omn.kr/1oywx)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썼다. 그저 나의 조그만 희망을 쓴 글이었는데, 예상외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좋은 문제 제기라면서 공감을 했다.

납골(納骨)은 한자어로 그대로 풀이하자면 '뼈를 들인다'라는 뜻으로 '납골당'이란 말은 너무 으스스하고 섬뜩하며 끔찍한 느낌을 준다. 추모공원을 방문하는 사람에게도 좋지 못한 이미지를 줄 뿐만 아니라 그곳에 모셔진 분들에게도 죄송한 일이다. 더구나 이 말은 일본식으로 하루바삐 바꿔야 한다.

한 친구는 전화를 걸어와 좋지 않은 느낌을 받지만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아내를 떠나보내고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와중에도 잘 지적해주었다고 평했다.

나는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이 문제를 고치기 위해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서울시립 추모공원 내 관련 시설에 '납골당' 혹은 '납골실'이란 안내표지판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데, 이미 정부에서도 '납골'이란 말을 '봉안'이라는 용어로 바꾸기로 한 사실을 들어 최소한 '봉안'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적절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서울시는 이 민원을 서울시설공단 측에 처리하도록 했고, 시설공단 측은 회신을 보내왔다.

"납골당이라는 용어가 오랜 기간 사용되다 보니 아직까지도 '봉안당'이라는 표현을 생소하게 느끼시는 들이 적지 않아 시립묘지에서도 일부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순화된 우리말 표현으로 표기되어야 한다는 시민님의 의견에 깊이 공감하며 시민님의 지적에 따라 안내판 수정 작업이 진행 중임을 알려드립니다. 10월 말 이전에는 모든 수정 작업이 완료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엊그제 아내가 잠든 추모공원에 가보니 모든 안내표지판이 새로 교체되어 '납골'이란 용어가 사라지고 대신 '봉안'이란 용어로 수정이 돼 있었다. 물론 '봉안'이란 용어가 완전히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다. 앞으로 더욱 좋은 용어를 만들어야 할 일이다. 이런 용어 하나가 우리 사회의 문화 수준을 정확히 반영하는 척도가 된다.

일단은 '납골'이란 듣기 좋지 못한 용어가 사라져서 참으로 다행이다. 아내도 좋아할 것이고, 그곳에 모셔진 많은 분께도 좋은 일이라 감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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