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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에서 진 유명희, '미국 지지' 믿고 버티나

WTO 총장 선호도조사 열세... 미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 안해”

등록|2020.10.28 23:28 수정|2020.10.29 01:34

▲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의 유명희 후보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 AFP=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선호도 조사에서 유명희 후보(통상교섭본부장)이 예상보다 큰 차로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28일 밤 11시(우리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 도출 과정을 거쳐 합의한 후보를 다음달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WTO는 각 후보의 자세한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164개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를 조사했다. 외신들은 경쟁 후보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100표 이상을 얻어 우세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미국이 '유명희 지지' 고수하면 선출과정 오래 걸릴 수도

그러나 유 후보가 투표에서는 뒤졌으나 바로 낙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전 회원국의 컨센서스 방식(전원합의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즉, 이제부터 이어지는 의견 조율을 통해 최종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특히 유 후보를 지지해왔던 미국은 이날 WTO 본부에서 열린 전체 회원국 대상 대사급 회의에서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 25일 재외공관에 외교전문을 보내 주재국 정부의 의견이 정해지지 않았을 경우 유 본부장을 지지할 것을 부드럽게 주문해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WTO 내에서 상당한 발언권을 가진 미국이 여전히 지지하는만큼 유 후보 맘대로 사퇴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외교부는 유 후보가 미국 이외에도 WTO에서 힘을 쓰는 강대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끝까지 유 본부장 지지를 고수한다면 최종 결정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이제부터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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