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 겪었는지 묻지 않아도..." 김혜수-이정은의 연대
[현장] 영화 <내가 죽던 날> 언론 시사회
▲ 영화 <내가 죽던 날>의 주역인 배우 김혜수, 노정의, 박지완 감독, 배우 이정은(좌측부터). 사진은 지난 10월 8일 열린 제작보고회 당시.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배우 김혜수와 이정은의 만남, 그리고 신인 감독의 패기 있는 도전은 탄탄한 미스터리 장르물이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 영화 <내가 죽던 날>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주역들은 해당 작품 현장 분위기와 당시 소회를 밝히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를 남기고 사라진 한 소녀와 이 사건을 추적하게 된 형사, 그리기 이들을 알게 되며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그리고 있다. 배우 김혜수가 형사 현수 역을, 이정은이 마을 주민 순천댁, 그리고 노정의가 18세 고등학생 역을 맡았다.
박 감독은 "범죄를 다루는 영화라기 보단 자신의 고통으로 남의 상황을 못 보던 사람들이 남들의 고통을 보기 시작하면서 사람을 보게 되는 걸 그리려 했다"며 "관객분들이 여성 서사로 읽어주시면 거기서 나올 얘기가 많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고 그걸 감내하는 사람들이 우연히도 여성이었고, 그들의 연대가 자연스러웠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 '내가 죽던 날' 김혜수, 믿음가는 프로 디테일러영화 <내가 죽던 날>에 출연한 배우 김혜수.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감독이 전하려 한 주제 의식을 배우들 또한 공감하고 있었다. 해당 작품을 만난 것을 "운명과도 같았다"고 표현한 김혜수는 "이 영화를 선택했을 때 스스로 드러낼 수 없는 좌절감이나 상처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위안을 받았다. 실제 촬영 현장에 따뜻했던 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노정의 또한 "당시 마음의 상처가 컸던 때라 그걸 세진(극 중 배역 이름)으로 승화하고 싶었다"며 "이정은 선배와 감정신을 찍을 때 너무 위로받았다. 누군가 절 안아주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편하게 연기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감사했다"고 벅찬 당시 감정을 언급했다. 김혜수, 이정은과 함께 연기한 소감에 노정의는 "(대배우 선배인 만큼) 초반엔 살짝 두 명의 교장 선생님이 계신 느낌이었다가 나중엔 이번 기회로 부족한 걸 채우고 성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설정상 목소리 잃은 연기를 해야 했던 이정은은 "뮤지컬 <빨래>라는 작품을 했을 때 사지를 못 쓰는 장애인을 데리고 사는 역할을 연기했는데 그때 자료를 많이 찾아봤고, 그 부분이 농익어서 이번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며 "전에 몸이 아팠던 적이 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그 이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마침 이번 역할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고 특별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이정은은 "혜수씨는 스타로서 저 또한 위치는 다르지만 이렇게 시대를 같이 살아왔기에 어떤 연대를 느꼈던 것 같다"며 "어떤 일을 겪었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우리 뒤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고, 그러다 정의씨를 만나서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할 수 있었다. 그런 순간이 소중했다"고 동료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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