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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지, 고려왕실 연관성 주목

왕궁서 쓰인 지붕기와 출토… 충남도내 첫 기단양식도 발견

등록|2020.11.09 17:30 수정|2020.11.09 17:30

▲ 동쪽구역 고려시대 건물지와 답도. ⓒ 예산군


충남도기념물 제150호 예산 가야사지에서 발굴한 고려시대 건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충남도내에서 처음 조사된 조립식 기단 건물지 양식을 사용했고, 고려왕궁에 쓰인 것으로 여겨지는 지붕기와가 출토돼 왕실과 연관성을 추정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예산군과 (재)동방문화재연구원(원장 이호형)은 3일 덕산 상가리 산5-28번지 일원 2300㎡ 가야사지 발굴 현장에서 '제6차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이 조사는 (재)동방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지난 6월 22일~10월 30일까지 진행했다. 인근 문화재를 검토하고 원지형 모습과 변화 양상을 파악하는 등 사전조사를 한 뒤 현장 조사하는 방식이다.

조사 지역은 여러 문헌에서 가야사지 중심지로 추정하는 곳이다. 기록에 따르면 남연군묘(충남도기념물 제80호)를 조성하며 사찰을 훼철했다. 묘가 있는 곳은 가야사 금탑이 있던 자리다. 사찰 중심 건물(금당)은 일반적으로 탑 뒷면에 있어 묘 후면인 이번 조사 지역이 가야사지 중심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연구원에 따르면 고려시대 전기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하는 조립식 기단 건물지 2동은 잘 다듬은 돌을 이용했다. 통일신라시대(9세기)에 유행한 양식으로, 충남에서는 처음 조사됐다. 지대석 앞면은 'ㄴ'자 각형으로 깎아 장식했고, 노출되는 면은 정연하게 다듬었다. 직각으로 판 홈은 돌기둥을 놓았던 자리로 보인다.

고려시대 전기~조선시대 중기에 건립한 건물지와 담장지, 축대 등은 여러 차례 겹쳐있는 상태로, 사역(寺域)이 남연군묘 동쪽 끝부분까지 확인된다.

 

▲ 가야사지에서 출토한 용두(龍頭). ⓒ 예산군


유물로는 고려시대 '가량갑사(加良岬寺)'명 암키와, 조선시대 광해군 3년(1611)에 제작한 '만력삼십구년신해○○○(萬曆三十九年辛亥○○○)'명 암막새 기와·곱새기와, 마루 암막새, 연화문·일휘문 수막새, 당초문·일휘문 암막새 등을 출토했다.

지난 2018년과 이번 조사에서 수습한 용머리, 치문 등 지붕기와는 고려왕궁이 있던 만월대, 파주 혜음원지 등에 나타나 고려시대 건물지는 왕실과 관련된 중요한 건물터(절터)로 판단된다.

이호형 원장은 "기록에서 보이는 금탑이 있었던 자리에 남연군묘를 이장했는지 여부는 향후 봉분주변까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남연군묘와 가야사지 유적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지속적인 발굴조사를 추진하고, 향후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역사유적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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