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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당에 막힌 대북전단금지법안, 통과할 수 있을까

안건조정위 끝났지만 국회 외통위에 계류... 시민단체 "조속한 통과" 압박

등록|2020.11.17 11:52 수정|2020.11.17 17:04

▲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 유성호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안(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아래 대북전단금지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접경지역,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건조정위원회 기간이 종료됐지만, 대북전단금지법안은 아직 상임위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로 접경주민 집결, 부산서 100인선언 발표... 왜?

17일 국회와 부산 등에서는 대북전단금지법 처리를 촉구하는 동시다발 행사가 열린다. 국회에는 파주, 김포, 연천, 강화 등 접경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모인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금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바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국회에 전달한다. 이 자리엔 통일운동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지역본부와 경기도 이재강 평화부지사도 참여한다.

같은 시각 부산에서는 같은 내용으로 100인 대표 선언을 발표한다. 부산지역의 대북전단금지법 통과 주장은 지난달 민주통일 원로의 성명에 이어 두 번째다. "대북전단금지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는 원로들의 제안에 시민사회단체와 부산시의원 등 100인 대표가 호응했다. 명단을 포함한 선언 전문은 국회의원 300명에게 보내진다.

접경단체 주민과 시민사회의 분주한 움직임은 대북전단금지법안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북미 관계가 멈춰선데다, 서해상에서 피격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까지 발생했다. 게다가 국제기구인 시나폴슨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장도 처리를 반대한다.

이를 배경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손까지 맞잡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법안 추진에 태영호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무소속 김태호 의원 등은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에 찬성하는 등 크게 이견을 표시한다. 이들은 견해차가 큰 안건을 90일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회법까지 활용했다.

그러나 안건조정 시점이 끝난 5일, 대북전단금지법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21명의 외통위 구성원 중 민주당 소속이 12명으로 절반이 넘지만, 당장 단독 처리는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국민의힘 등 보수야당이 법안처리에 호응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이후 논란이 여론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대북전단금지법 통과를 염원하는 부산 민주통일원로들이 2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 원로는 "정부와 국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반드시 관련법을 올해 안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보성


부산 100인 대표 선언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대북전단금지법안의 통과를 장담할 수 없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건조정위 회부가 끝나고 바로 표결 처리해야 했지만, (의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 안에 통과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될 수 있어 이처럼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통위는 오는 26일 전체회의 30일과 내달 1일 법안심사소위, 2일 전체회의를 연다. 접경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법안 통과를 압박하기 위해 다음 주에도 동시다발 1인시위, 집중행동 등을 예고했다.

한편, 2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남북의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 전단살포를 중단하기로 했다.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해,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합의였다.

이를 토대로 한 여러 건의 대북전단금지법안은 남북관계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가 전단과 풍선기구 등의 반출·반입 승인을 취소하도록 규정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대법원도 탈북단체의 소송에서 '국민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제한이 과도하지 않은 이상 제지행위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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