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말바꾸는 민주당, 그러다 가장 중요한 걸 잃는다
[주장] 위성정당부터 가덕도신공항까지... '게임 중 룰 바꾸기' 우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스포츠 게임 중에는 룰(rule)을 변경하지 않는다. 어느 한쪽이 경기협회나 정치권을 배경으로 게임 중에 규칙을 변경하면, 관중이 승부 조작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치과정도 마찬가지다. 정당이 정책을 집행하는 중 법규를 변경하면 당권파의 독주가 된다. 정부가 그렇게 하면 권력자의 독재가 된다. 스포츠에서 참가자 양측이 규칙 변경에 합의하더라도 관중이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정치과정에서 관련 당사자가 합의하더라도 국민은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다만 정치에서는 당사자가 합의하고 국민이 동의하면 결정에 대한 원점 검토가 용인되기는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당원의 보편적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정책을 뒤집는 일이 너무 잦다. 문제는 이러한 당내 행태가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최근 민주당 내 "게임 중 룰 변경"은 3가지다. ①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비난했다. 그러나 자신도 3월 전당원 투표를 통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② 2021년 4월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공천할 수 없었다. "당 소속 공직자의 부정부패로 인한 보궐선거에 후보추천을 금지"한 당헌 제 96조 2항 때문이다. 이에 11월 당헌을 개정하여 전당원 투표로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③ 이낙연 대표는 당헌 제25조 2항 "대선후보, 선거 1년 전 당직 사퇴" 규정으로, 2022년 3월 대선에 출마하려면 2021년 3월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이에 김태년 원내대표는 당직 사퇴시한을 줄이려 한다. 2021년 4월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지도부 공백을 없애려는 의도다.
다음으로 가덕도신공항이다. 2016년 6월 22일 영남권 신공항으로 '김해공항 확장'이 결정되었다. 2021년 착공해 2026년 완성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김해가 무산되고 가덕도가 힘을 얻고 있다. 형식은 2019년 12월 6일 국무총리실 산하에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 출범과 2020년 11월 17일 '김해신공항 근본적 검토'라는 결과 발표다. 그런데 11월 4일 이낙연 대표가 부산을 방문하여 가덕도신공항을 공식화했다. 11월 6일 민주당은 가덕도와 관련된 예산 20억 원을 확보했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 3대 공항설계회사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한 영남권 5단체장의 합의와 ADPi의 '김해공항 확장 권고'를 뒤엎었다. 부산시장 선거를 위한 선심성 정책으로 평가받아도 할 말이 없다.
불법이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이외 정부의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외교에서 전임 정부의 정책을 이어가지 않으면, 타국이 우리나라와 협약이나 조약 체결을 주저한다. 유통기한이 5년이기 때문이다. 전임 정부의 정책을 파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면, 공무원은 일하는 척만 한다. 5년 후 바뀔지 모른다는 의심 때문이다. 물론 국민은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이번에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개정한 후 정권이 교체되면, 차기 정권은 공수처를 폐지할 것이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타당도 조사에만 1년 이상 걸린다.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김해공항 확장'으로 회귀할 것이다. "게임 중 룰을 변경하지 말라." 이 속담에는 정책 결정에서 과정을 중요성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정부의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교훈도 담겨 있다.
덧붙이는 글
경북일보에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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