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뛰어넘은 <넛잡>의 레드로버, 부활할까
경영악화로 주식거래 정지, 회사 살리기 1년... 이사회 의장 “단단한 회사 만들것”
▲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흥행에 성공한 에니매이션 영화 '넛잡'의 후속작인 <넛잡 2>. ⓒ 레드로버
국내에선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014년 국내 '레드로버'라는 회사가 직접 기획하고, 투자해서 제작한 작품이다. 북미 시장에서만 영화와 라이센스 등으로 6400만달러의 흥행 기록을 올렸다. 미국 이외 다른 시장까지 합하면 1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영화 <기생충>이 북미시장에서 5300만달러를 기록한 것보다 월등히 높다.
'기생충' 능가한 영화 만들던 회사... 경영악화로 퇴출위기에 내몰려
정확히 1년 전인 2019년 12월 4일, 이수철 현 레드로버 이사회 의장은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 계획안을 제출했다. 1년 동안 회사를 살릴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이 의장은 "1년 전 거래소에 회사를 살리겠다면서 경영개선안을 제출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레드로버라는 회사가 사라질 것이라는 자체가 너무 가슴아팠고, 꼭 다시 살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이 의장은 레드로버의 과거 최대주주의 법률자문을 하면서,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레드로버의 잠재력 등을 높이 평가했던 그는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직접 정상화 작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2월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 전원이 교체됐고, 경영 투명성 확보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 나갔다.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와 함께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자본 잠식률이 76%였던 레드로버는 이제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게다가 2017년이후 3년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영업이익도 올해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장은 "지난 1년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면서 "지난 3분기에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사유인 파산신청, 자본잠식률 50%이상 등도 모두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온-오프라인 사업개편과 우수인재 영입... 영화 '담보' 흥행 성공으로 부활 신호탄
▲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흥행에 성공한 에니매이션 영화 '넛잡'의 후속작인 <넛잡 2>의 한 장면 ⓒ 레드로버
또 <넛잡>의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별도의 TV 시리즈와 함께 애니메이션 영화 <메가레이서>도 제작하고 있다. 영화 <미션파서블>, <정보원> 등으로 향후 100억원 이상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전시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첨단 미디어기술을 통해 내년 6월부터 예술의전당에서 '진시황 병마용 특별전'을 열고, 이후 6개월동안 전국 주요도시 투어도 계획돼 있다. 이어 내년 9월 서울시와 함께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바다, 미지로의 탐험' 도 진행한다.
이 의장은 "지난 1년여 시간동안 레드로버는 직원과 주주 등의 힘을 얻어 기적과 같은 성과를 일구어냈다"면서 "회사가 갖고 있는 성장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더욱 살려나가면서 단단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거래소에 경영개선 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이번달 안으로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레드로버의 상장유지 및 거래재개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다. 레드로버는 과연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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