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구의역 김군 향해 "걔만 신경 썼으면 아무일도"
2016년 SH공사 사장 재직 당시 "업체직원 실수"라며 사고책임 전가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구의역 참사'의 원인을 사망한 김군 본인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돼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국민일보>는 18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측을 통해 입수한 SH서울도시주택공사 간부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 시점은 2016년 6월 말로 당시 변창흠 후보자는 SH공사 사장이었다.
이어 그는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었다"라며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라고 말했다. "업체 직원이 실수"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등의 표현에서, 구의역 사고의 책임이 사망한 김군 개인에게 있다는 견해로 보인다.
그러나 변 후보자의 인식과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현장에서는 '2인 1조' 작업 등의 안전 매뉴얼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아무개 당시 은성PSD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이정원 전 서울메트로 대표 역시 벌금 1000만 원 형을 확정 받았다. 재판부는 김군을 고용한 정비용역업체뿐만 아니라 서울메트로 역시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구의역 참사가 발생한 건 2016년 5월 28일이었다. 용역업체 은성PSD 직원 김아무개군은 구의역 내선순환 승강장에서 열차와 9-4 승강장 스크린 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1997년생인 김군은 당시 만 19세였다. 김군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고, '위험의 외주화'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사고가 난 지 한 달가량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변 후보자는 이를 개인의 실수로 치부한 셈이다.
18일 낮 현재까지 변 후보자 측으로부터 별다른 해명이나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 서울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도중 사망한 19살 김아무개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2016년 6월 2일 오후 사고현장인 구의역 9-4승강장에 모여 추모행사를 연 뒤 고인의 분향소가 차려진 인근 건국대병원 장례식장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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