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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임대부, 북한과 다른 게 뭔가"... 또 이념공세 펼친 야당

[인사청문회] 하영제 “북한 정책과 맥락 비슷"... 시민사회 "사실부터 파악하라"

등록|2020.12.23 15:07 수정|2020.12.23 15:09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받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토지임대부 주택이 북한의 부동산 정책과 어떻게 다릅니까?"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주택정책과 시장화 현황'이란 제목의 프리젠테이션(PPT) 자료를 화면에 띄웠다. 지난 2017년 주택금융공사의 주택금융월보에서 발췌한 내용이었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변창흠 후보자에게 "후보자가 주장하는 토지임대부와 비슷한 맥락을 보이는데 북한의 부동산 정책과 어떻게 다른가"라며 답변을 요구했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변 후보자가 여러 차례 도입을 주장해왔던 주택이다. 변 후보자의 구상을 북한 공산주의와 동일시하려는 구시대적 이념 공세였다. 변 후보자는 "주택 소유는 여러 형태가 있고, 그중 토지를 공적으로 이용하는 형태로 도입 가능하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일반 국민들은 (후보자가) 대단히 편향된 사고를 가진 것으로 (본다)"라며 "국민들은 편향된 분이 국토부 장관이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인정하나"라고 물었다. 변 후보자는 "부동산 자체의 사적 소유를 제약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질문을) 잘 이해 못하겠다, 자본주의에 대해 한번도 부정적으로 얘기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명박 정부도 토지임대부 공급했는데... "전형적 색깔 공세"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 의원의 이같은 인사청문회 질의에 대해서 사실 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무책임한 이념 공세라는 비판이 나온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미국 뉴욕시와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 자본주의 국가에서 널리 보급된 공공주택이다. 미국 뉴욕시의 경우,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면서 민간에 99년 기간으로 임대를 주는 방식의 주택 공급이 보편화돼 있다.

특히 하 의원이 간과한 것도 있다.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이 본격화된 시기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과 2012년 서울 강남 2개 단지에 대해 토지임대부 아파트 분양이 이뤄졌다. 하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이명박 정부가 북한 정책을 차용했다는 얘기가 된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사회주의 토지제도와 토지임대부는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부터 다르다"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못했거나, 전형적인 색깔 공세를 취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남 소장은 이어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했던 토지임대부도 북한과 같다는 얘기"라며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같은 성격의 정부인가"라고 되물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도 "토지임대부 주택은 과거 야당(국민의힘)이 반값아파트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하던 정책"이라며 "이런 정책에 이념공세를 취하기 전에 기본적인 사실 관계부터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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