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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에 온 철새야 미안하다, 쓰레기 천지라서"

[현장]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폐기물로 지저분... 농어촌공사 "현장 확인해 처리"

등록|2020.12.25 18:30 수정|2020.12.25 18:30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폐건설자재. ⓒ 윤성효

  

▲ 12월 25일 창원 주남저수지의 철새 무리. ⓒ 윤성효


"철새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철새들이 꼭 '폐건설자재 등 쓰레기부터 좀 치워달라'며 우는 것 같다."

25일 창원 주남저수지를 살펴본 인근 마을주민 박해순(40)씨가 한 말이다. 이날 주남저수지(동판, 산남)에는 고니류와 오리류, 물닭, 기러기, 재두루미 등 온갖 철새들이 찾아와 먹이 활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최근 주남저수지 인근에 철새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나와 방역이 강화되었다. 람사르문화관 앞 제방인 탐방로는 전면 통행이 제한되었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손차영 활동가 등과 주남저수지 곳곳을 답사했다.

특히 저수지 물이 있는 곳에서 100m 안팎까지인 '유수지' 구역 안에 온갖 쓰레기들이 즐비했다. 유수지는 평지나 넓은 강물에서 일시적으로 홍수량의 일부를 저수하는 곳을 말하고, 대부분 국가 소유다.

주남저수 유수지 안팎 곳곳에는 폐건설자재와 비닐, 감 무더기, 스티로폼, 샌드위치판넬, 플라스틱, 폐냉장고 등이 있었다.

심지어 소각 흔적도 있었다. 특히 화양리 쪽 유수지에는 소각하고 나온 재를 무더기로 옮겨 놓았다.

쓰레기는 누군가 와서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고, 인근에서 농사를 짓거나 과수원을 하면서 버린 것으로 보였다.

동판저수지와 붙어 있는 한 곳은 물의 오염이 심했고, 악취가 날 정도였다. 이곳에서는 철새는 보이지 않고 생태교란종인 '뉴트리아'가 여러 마리 목격되었다.

손차영 활동가는 "폐건설자재를 비롯한 쓰레기는 주남저수지의 수질을 오염시키기도 하고, 철새 서식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소각한 뒤 나온 재를 저수지 바로 옆에 버려 놓은 것을 보니 놀랍다"고 말했다.

손 활동가는 "주남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데, 몇 해 전부터 유수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온갖 건축물들이 많고, 폐건축물도 치워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다. 여름철에는 수풀로 우거져 있어 잘 보이지 않아 치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겨울철이기에 정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 관계자는 "청소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저수지가 워낙 광범위하기도 하다. 불법 폐기물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하기도 한다"며 "현장을 확인해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수지 내 불법건축물은 정비를 하고 있으며 단속도 하고 있다. 소유자한테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창원시 주남저수지계 관계자는 "주남저수지 관리는 농어촌공사가 하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6월에 주남저수지에서 15톤 정도 쓰레기를 처리했던 적이 있다"며 "여름철에는 수풀 속에 있어 잘 보이지 않았던 쓰레기가 겨울철에 드러날 수 있는데,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현장1] 주남저수지 찾아온 철새 무리
  

▲ 창원 주남저수지의 철새 무리.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의 철새.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에 노닐고 있는 고니 무리.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의 철새 무리.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의 철새 무리. ⓒ 윤성효


[현장2] 주남저수지 유수지 곳곳에 있는 온갖 쓰레기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시의 쓰레기.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온갖 쓰레기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폐건설자재.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감 무더기.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간장통.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에 버려져 있는 온갖 쓰레기.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의 우수지에에 쌓여 있는 소각 잔재물인 재 더미.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의 유수지에 버려져 있는 스치로폼.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에 버려져 있는 샌드위치판넬.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에 버려져 있는 폐냉장고들(원안).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에 버려져 있는 폐건설자재와 쓰레기.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의 유수지에서 불을 지핀 흔적. ⓒ 윤성효


[현장3] 유수지의 버드나무 벌목, 탐방로 통제
 

▲ 조류독감 차단을 위해 창원 주남저수지 탐방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버드나무를 잘라낸 흔적. ⓒ 윤성효

  

▲ 창원 주남저수지 유수지에 경작을 의도로 밭을 넓혀 놓았고, 버드나무도 베어낸 흔적(원안)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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