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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남은 2020년... 중대재해법 단식, 해 넘기나

법사위 이틀 연속 법안심사... '법 적용 유예' 등 후퇴한 정부안 두고 민주당서도 비판 나와

등록|2020.12.30 11:07 수정|2020.12.30 11:08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이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심사에 매진하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20일째에 접어든 농성자들은 새해에도 단식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백혜련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오른쪽부터)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이사장, 고 이한빛PD 아버지 이용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30일 오후 또 다시 회의를 열어 중대재해법을 논의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정법이고 쟁점이 꽤 많은 법안이라 심도 있는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여야 모두 중대재해법 통과에 뜻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치열하게 토론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매일 회의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이번 회기 내에 입법을 완료하길 바란다"며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1월 8일 전에 처리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태년 원내대표의 말마따나 법안 심사 결과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낼지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지난 28일 정부가 국회 제출한 내용만 봐도  여야 의원들이 낸 법안보다 대거 후퇴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정의당, 중대재해법 정부안 반대 "처벌법 아닌 보호법").

정부안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안에 있던 50인 미만 사업장 4년 적용 유예조항에 더해 100인 미만 사업장에도 2년의 시간을 줬다. 또 강은미 정의당 의원안 등과 달리 중대재해의 정의를 '사망사고 발생'이 아닌 '동일한 이유 또는 동시에 2명 이상 사망'으로 바꿨다.

단식 중인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 이사장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고용노동부 쪽에서도 (법안을) 되게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이렇다면 우리나라는 계속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한빛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함께 농성하는 강은미 의원도 29일 "정부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수많은 목소리는 뒤로하고 재계의 이해관계를 적극 반영한 결과"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정부안, 이천 물류센터 화재·구의역 김군 고려 못했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박홍배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30일 "정부 부처의 고민과 협의, 검토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 4월 38명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사고의 경우 시공사 직원이 60인이라 (정부안대로라면) 중대재해법이 제정돼도 2년간 적용받지 않는다"며 "(유예조항이) 과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 개념 역시 "노동자 2명만 배치했더라도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구의역 김군'을 포함한 희생자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금 이 시간에도 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족이 추운 날씨 속에 20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상임위는 정부안에 얽매이지 말고, 입법안을 중심으로 신속하고 정교하게 법안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도 당리당략을 떠나 최선을 다해 협조해주길 거듭 당부드린다"며 "노동존중사회 초석이 될 중대재해법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왼쪽부터),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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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만..." 김용균 어머니·이한빛 아버지,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http://omn.kr/1qy56
'단식 14일째' 강은미 "국민의힘, 개탄" http://omn.kr/1r4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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