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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무상급식 때 조연들 안 돼", 서울시장 출사표

'게임체인저' 자처하며 나경원·오세훈 저격... '김어준 퇴출' 의미하는 공약도

등록|2021.01.05 14:14 수정|2021.01.05 14:14

▲ 오신환 전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10년 전 박원순 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 '과거회귀'다."

오신환 전 국회의원이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만 일곱 번째, 범보수‧야권에서만 아홉 번째 출마선언이다. 앞서 김선동·이종구·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야권 내 경쟁상대들이다.

오신환 전 의원은 5일 출마 선언문을 통해 '게임체인저'를 자처하며 '1971년생'임을 강조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10년 전 박원순 시장이 등장할 때 조연으로 함께 섰던 분들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라며 "단언한다. '결자해지'가 아니라 '과거회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무상급식을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대의 조연들과 함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릴 여유가 서울시민에게는 없다"라며 "서울은 지금 미래의 문을 열어낼 '게임체인저'가 필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실상 무상급식 찬반투표 이후 직을 던지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탄생 기회를 제공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박원순 전 시장과 맞붙어 패배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잠재적 경쟁상대에 대한 저격이다.

"완장질 일삼는 문 정권 폭주 저지해야... 사이비 어용방송인 퇴출"

오신환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고 서울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다"라며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에 맞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지키는 '용감한 시장' ▲코로나 이후 펼쳐질 'K-양극화'로부터 시민의 삶을 지키는 '따뜻한 시장' ▲발전을 멈추고 표류해온 서울의 성장시계를 다시 돌리는 '유능한 시장' 등을 내세웠다.

그는 "시민이 위임한 권력에 취해 하루가 멀다고 '완장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부터 저지해야 한다"라며 "중구난방 대책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앗아가 놓고는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뻔뻔스러운 막말을 쏟아내는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에게 서울을 다시 맡길 수 없다"라고 현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끝도 없이 과거를 파먹고 사는 민주당 586 기득권들이 서울의 미래까지 망치는 일을 막아내겠다"는 것.

그는 자신을 "꽃가마를 타고 국회의원부터 시작했던 선배들과 달리, 저는 잡초처럼 밑바닥부터 뚫고 올라온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일부에선 '단일화하면 이긴다'고 말한다. 낡은 정치문법이다"라며 "저는 '변화하고 혁신해야 이긴다'고 믿는다. 과거로 돌아가면 필패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과의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둔 논란을 지적한 셈이다. 그는 "'게임체인저' 오신환이 대권주자들을 꺾는 스펙타클한 드라마로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하겠다"라고 나섰다.

서울시 최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오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저지른 가장 큰 죄악이 가진 돈에 대출금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을 졸지에 전세 난민으로 전락시킨 일"이라며 "집을 짓는 것도, 집을 사는 것도 죄악시하면서 전국을 투기지역으로 묶어놓고 무차별 규제를 퍼붓는 황당한 대응을 즉시 시정해야 한다"라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와 주택시장에 맡겨야 할 문제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절도 있게 부동산 문제에 접근하겠다"라며 "주택공급의 거의 대부분을 민간이 책임지는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을 무조건 틀어막아서는 해답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가능한 지역부터 재건축‧재개발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것.

또한 "무주택서민과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주거 사다리'를 놓겠다"라며 "싱가포르식 공공주택 활성화"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환매조건부 반값 아파트를 '서울형 징검다리 주택'으로 공급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그외에도 "시민 여러분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서울시의 각종 추문들도 바로잡겠다"라며 "취임 즉시 '6층 사람들'로 통칭 되는 위선의 카르텔부터 해체하겠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의혹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bs 교통방송의 사이비 어용방송인들을 퇴출시키겠다"라며 편향성 시비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방송인 김어준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눈에 띄었다.

"안철수,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 밝혀야... '원샷' 경선이 맞다"
 

▲ 오신환 전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출마선언문 낭독을 마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오 전 의원은 자신이 1971년생임을 강조한 데 대해 "제가 유일한 71년생 후보"라며 "그동안 이미 출마를 선언했거나, 거론된 인물들이 다 1960년대생 이전의 인물이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이 소위 586민주화 운동을 토대로 늘 그것을 팔아먹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당이 더욱 더 젊어지고, 건강하고 참신하게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새 인물, 요즘 말하는 97세대의 대표적인 인물로 제가 그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지금 인지도는 높지만 거론되는 분들은 모두가 앞서 말한 대로 지난 10년, 15년 동안 서울시장 선거에 한 번씩 나왔던 분들"이라며 "민주당 후보자들도 마찬가지다. 아시다시피 지금 출마선언한 우상호 후보나 거론되는 박영선 장관도 과거 서울시장 선거에 다 출마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도 재차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범보수‧야권 후보군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그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단일화 회동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오 전 의원은 "지금 거론되고 있는, 또 출마 예상하는 후보들이 과거 10년 전 박원순 전 시장 등장 당시 조연이었고, 다시 10년 전으로 가면 서울은 미래로 가는 게 아니라 과거 선거에 매몰돼 또 진흙탕 싸움으로 간다"라고 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단일화 방식을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줄다리기를 하는 데 대해서도 "또 단일화 때문에 지루하게 밀고 당기는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서울 시민들의 역풍이 불 것"이라며 "선거는 보수가 더 변화해야 하고 혁신해야 한다. 선거운동 과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안철수는 대표는 출마선언이라기보다는 단일화 선언을 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한 번도 거론한 적이 없다"라며 "안철수가 생각하는 단일화 조건이 뭔지, 단일화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명확히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안 대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저는 대통합을 전제로 해서 '원샷'으로 경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민의힘 후보를 먼저 선출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 경선을 재차 치르는 구상에 반대했다. "예비 경선을 포함해서 그 과정이 시민들에게 더 확장적이고 혁신적인 모습으로 다가가야 한다"라는 것.

그는 "지금 단일화를 한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언론에서 단일화가 될까 안 될까 예측이 나오지 않느냐"라며 "특히 앞서 말한 대로 안철수 대표가 단일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 그 퇴로를 차단하고 단일화 과정을 투명하고 장벽 없이 공정하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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