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국선언' 교사들 벌금형·집행유예... "시대착오적 판결"
법원 "정치적 중립 위반에 해당"... 전교조대전지부 "표현의 자유 억압한 국가폭력"
▲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가 2017년 5월 15일 오전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 징계 철회'와 '전교조 탄압 중단', '노조활동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던 대전지역 교사들에게 법원이 벌금형 및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에 전교조대전지부는 '시대착오적 판결'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대전지방법원 형사3단독 구창모 부장판사는 7일 오후 232호 법정에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교조대전지부 소속 교사 A씨 등 6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어 각각 벌금 30만 원~7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세월호 참사에 관한 전 국민적 슬픔과 정권에 대한 실망이 컸다는 사정이 있었다 해도 교사임을 밝혔다는 점과 사회적 파급력 등을 고려할 때 정치적 중립을 명시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해 12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도 같은 이유로 기소된 35명의 교사들에게 벌금 30만 원~5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전교조대전지부는 즉각 성명을 내 "세월호 시국선언에 시대착오적 판결을 내린 사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전지부는 "이번 판결은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국가적 폭력"이라며 "정의란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할 교사들에게 불의에 침묵하라고 명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견을 말하는 것조차 입에 재갈을 물린다면 과거 유신정권 시절과 하등 다를 게 없다"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대전지부는 또 "교사도 국민인데 오로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정치기본권을 박탈당한 채 '정치적 금치산자'로 살기를 강요당하는 현실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면서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입법 청원이 단 23일 만인 작년 11월 4일 10만 명을 넘어선 사실을 벌써 잊었는가, 국회는 당장 법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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