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기세 오른 '트럼프 시위대', 다음 목표는 바이든 취임식?

의사당 난입 이어 또 폭력사태 모의... 당국 '긴장'

등록|2021.01.11 11:16 수정|2021.01.11 13:49

▲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원 본회의장 밖 복도에서 의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로 회의가 6시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 AP=연합뉴스


  미 의사당 난입으로 전 세계를 경악케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까지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은 1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 난입 사태를 벌이기 전 온라인에서 폭력 사태를 모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겨냥해 또다시 그런 징후가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자들은 지난 6일 의회의 바이든 대선 승리 인증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다가 의사당에 난입해 상·하원 회의를 방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이 사태가 벌어지기 며칠 전부터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가 아니면 전쟁', '의회를 공격하고 점령해야 한다' 등 폭력 사태를 선동하거나 옹호하는 게시물이 급증했다.

비록 의회가 바이든의 승리를 최종 인증했지만, 이들은 오는 20일 의사당에서 열리는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대한 공격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토론토대 사이버보안 연구팀의 존 스콧-레이턴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끔찍하게 걱정스럽다"라며 "의사당 난입 사태에 많은 사람이 경악하고 있지만, 시위대는 오히려 자신들이 성공한 것으로 여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극우 성향의 집회를 자주 열었던 한 단체는 최근 "우리는 1월 20일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선포할 것"이라며 "이 나라를 불태워서라도 공산주의자들이 차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100만 민병대 행진설'까지... 워싱턴은 비상사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맞춰 '100만 민병대 행진'이나 의사당 난입 사태 때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시위대를 위한 추모식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취임식이 열리는 수도 워싱턴D.C.로 가는 차량 및 숙박시설 정보 등을 공유하며 어떤 무기를 갖고 갈 것인가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의사당 난입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시키고 폭력 선동 게시물을 제한하고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피해 극우 성향의 소셜미디어로 알려진 '갭'이나 '팔러' 등에 모여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정치 활동가 알리 알렉산더는 오히려 "좌파가 우리를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라며 폭력 사태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치안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바이든 취임식의 경비 병력을 대폭 늘리고, 무기 소지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워싱턴D.C.는 취임식 날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트럼프, 패배 인정해서 유혈 사태 막아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뿐만 아니라 그전에도 또 다른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도 나왔다.

크리스 크렙스 전 미국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인프라 안보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많은 유혈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며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더 심해질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크렙스 전 국장은 이번 대선에 부정행위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가 '숙청'당한 인물이다.

하지만 크렙스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이번 대선이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선언함으로써 유혈 사태를 막아야 한다"라며 "그는 아직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의사당 난입 사태를 '반란'으로 규정하며 "독재 정권에서 벗어나려는 다른 나라들에 미국은 더 이상 본보기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