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정치한다"는 게 이상하게 들린다니, 왜?
[주장] '청소년이 정치하는 사회'가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당신에게
글을 읽기 전, 한국 사회 청소년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교복 입은'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면서 공부'만' 하는 불쌍해 보이는 모습, 교통사고를 내거나 물품을 훔치는 등 비행(非行)을 해도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거나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성인과 비교할 때 형량이 적은 모습, K-pop에 관심이 있어서 즐기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잠시 청소년이 정치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청소년 정치 참여, 한국 근현대사서 이미 있었다
3.1 운동에서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많은 청소년이 참여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많은 곳에서 그 지역만의 3.1운동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고 참여하는 등 3.1 운동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일제강점기 시기 독서회 등 비밀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6.10 만세운동, 광주 학생 항일 운동 등 학생 운동을 이끌기도 하였다.
해방 후, 민주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청소년들이 있었다. 4·19 혁명에는 초등학생을 비롯한 많은 학생이 있었으며, 박정희 정부의 한일 회담을 막고자 했었던 6.3 시위, 5.18 민주화 운동, 대통령 직선제를 일궈낸 6월 민주항쟁, 추운 겨울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던 촛불 혁명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사회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현장에는 언제나 청소년들이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북유럽 혹은 서유럽의 정치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청년 정치가 활성화되어 있는 모습', '30대, 40대 총리(대통령)', '청년 장관이 많은 내각' 등 '젊은 정치'를 많이 동경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586세대라고 불리는 '운동권 세대'가 다수를 차지하는 현 한국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유럽권 국가의 청년 정치라는 새로움에 대한 추구가 결합이 된 현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북유럽, 서유럽 정치환경 선호에 대해서는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처음 했던 질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한궁 사회에서 청소년이 정치한다"라고 생각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 "정치한다고 하니 대견하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직 덜 배운 애들이 정치한다고?" 나 "정치는 나중에 커서 해도 충분한데 지금부터 정치한다고?" 또는 "경력 쌓는다고 정치한다고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이 정치하거나, 사회에 목소리를 내면 기성세대는 크게 두 가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먼저 부정적인 시선이다. 청소년이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청소년을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서 시행 중이거나 시행 예정일 청소년 당원제도에 대해서 히틀러 청소년단(Hitlerjugend)에 비유하며 청소년이 정치하게 되면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자신만의 정치적인 견해를 드러내지 않거나, 심할 경우 세뇌당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이 인권, 정치, 환경 등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며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일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스펙' (Specification의 준말)을 쌓는 것 아니냐며 비하와 조롱이 섞인 말을 한다.
한편 이 밖에도 청소년을 미성숙한 사람으로 보는 시각에서, '시기상조'를 언급하며 '나중에 커서 해도 충분한 것이 정치'라는 등 청소년의 정치 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통상 이같은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지만, 간혹 청소년이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 '대견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현재 청소년의 정치 활동을 비교해가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생긴 후회를 바탕으로 단순히 '대견'하다고 보는 것이다.
청소년이 정치하는 것이 이상한가요?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누구든지 정치적인 차별을 받지 않는다."(제10조)라고 명시해두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청소년은 참정권에서 오랫동안 소외돼왔었다. 단지 '미성숙'이라는 이름 아래, 2020년이 되어서야 청소년이 투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투표권만으로는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할 수 없다. 피선거권, 기본권 구제, 주민투표 등 아직도 많은 법률에서는 청소년의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
한국 사회의 청소년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교육, 환경, 인권, 노동, 문화예술 등 각계각층의 청소년이 서로 다른 모습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청소년을 기성세대가 대변해서 정책에 반영할까? 당론에 이끌려, 지역 현안을 신경 쓰느라, 국가의 중요한 이슈에 휘말려 이러한 다양한 모습의 청소년을 위한 정책은 매번 뒷전이다. 그나마, 청소년과 관련된 이슈라도 나오면 그때 잠깐 반짝 추진하다가도, 이런저런 이유들로 청소년의 여러 정책은 주요 이슈에 밀려 잊힌다.
이러한 다양한 청소년을 누가 대변할까? 586세대? 30·40세대? 20·30세대? 누가 대변할까? 기성 정치인들도 그들의 여러 '복잡한' 이유로 그들 세대를 중심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법률을 마련한다. 즉, 이들은 진정으로 청소년의 다양한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청소년의 다양한 문제점은 청소년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청소년 정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어떤 이들은 권리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말하며, 청소년 정치에 대해서 암묵적으로 비판한다. 4.16 세월호 참사, 촛불 혁명을 보고 직접 여기에 참여하며 자라온 청소년이 권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모를까?
청소년은 '나만의 작고 귀여운 고양이' 같은 존재가 아니다. 이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할 국민이다. 그렇기에 청소년들도 능동적으로 정치참여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이 당연해져야 한다. 청소년, 자신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그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며 사회에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그것은 결코 누구에게 '세뇌'당해서가 아닌 시민으로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치참여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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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총리와 대통령, 왜 못 나오냐고? http://omn.kr/1rdh6
그런데 잠시 청소년이 정치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생각이 드는가?
3.1 운동에서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많은 청소년이 참여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많은 곳에서 그 지역만의 3.1운동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고 참여하는 등 3.1 운동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일제강점기 시기 독서회 등 비밀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6.10 만세운동, 광주 학생 항일 운동 등 학생 운동을 이끌기도 하였다.
▲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발견한 유관순 열사의 수형기록표 ⓒ 임세웅
해방 후, 민주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청소년들이 있었다. 4·19 혁명에는 초등학생을 비롯한 많은 학생이 있었으며, 박정희 정부의 한일 회담을 막고자 했었던 6.3 시위, 5.18 민주화 운동, 대통령 직선제를 일궈낸 6월 민주항쟁, 추운 겨울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던 촛불 혁명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사회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현장에는 언제나 청소년들이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북유럽 혹은 서유럽의 정치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청년 정치가 활성화되어 있는 모습', '30대, 40대 총리(대통령)', '청년 장관이 많은 내각' 등 '젊은 정치'를 많이 동경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586세대라고 불리는 '운동권 세대'가 다수를 차지하는 현 한국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유럽권 국가의 청년 정치라는 새로움에 대한 추구가 결합이 된 현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북유럽, 서유럽 정치환경 선호에 대해서는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처음 했던 질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한궁 사회에서 청소년이 정치한다"라고 생각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 "정치한다고 하니 대견하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직 덜 배운 애들이 정치한다고?" 나 "정치는 나중에 커서 해도 충분한데 지금부터 정치한다고?" 또는 "경력 쌓는다고 정치한다고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이 정치하거나, 사회에 목소리를 내면 기성세대는 크게 두 가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먼저 부정적인 시선이다. 청소년이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청소년을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서 시행 중이거나 시행 예정일 청소년 당원제도에 대해서 히틀러 청소년단(Hitlerjugend)에 비유하며 청소년이 정치하게 되면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자신만의 정치적인 견해를 드러내지 않거나, 심할 경우 세뇌당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이 인권, 정치, 환경 등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며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일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스펙' (Specification의 준말)을 쌓는 것 아니냐며 비하와 조롱이 섞인 말을 한다.
한편 이 밖에도 청소년을 미성숙한 사람으로 보는 시각에서, '시기상조'를 언급하며 '나중에 커서 해도 충분한 것이 정치'라는 등 청소년의 정치 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통상 이같은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지만, 간혹 청소년이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 '대견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현재 청소년의 정치 활동을 비교해가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생긴 후회를 바탕으로 단순히 '대견'하다고 보는 것이다.
청소년이 정치하는 것이 이상한가요?
▲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은 작년 12월 22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정책토론회”를 열었다(자료사진) ⓒ 윤성효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누구든지 정치적인 차별을 받지 않는다."(제10조)라고 명시해두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청소년은 참정권에서 오랫동안 소외돼왔었다. 단지 '미성숙'이라는 이름 아래, 2020년이 되어서야 청소년이 투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투표권만으로는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할 수 없다. 피선거권, 기본권 구제, 주민투표 등 아직도 많은 법률에서는 청소년의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
한국 사회의 청소년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교육, 환경, 인권, 노동, 문화예술 등 각계각층의 청소년이 서로 다른 모습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청소년을 기성세대가 대변해서 정책에 반영할까? 당론에 이끌려, 지역 현안을 신경 쓰느라, 국가의 중요한 이슈에 휘말려 이러한 다양한 모습의 청소년을 위한 정책은 매번 뒷전이다. 그나마, 청소년과 관련된 이슈라도 나오면 그때 잠깐 반짝 추진하다가도, 이런저런 이유들로 청소년의 여러 정책은 주요 이슈에 밀려 잊힌다.
이러한 다양한 청소년을 누가 대변할까? 586세대? 30·40세대? 20·30세대? 누가 대변할까? 기성 정치인들도 그들의 여러 '복잡한' 이유로 그들 세대를 중심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법률을 마련한다. 즉, 이들은 진정으로 청소년의 다양한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 청소년의 다양한 문제점은 청소년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청소년 정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 2014년 7월 15일, "우리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고 쓴 깃발을 들고 단원고 생존학생 40여 명이 학교 앞에서 도보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리멤버 0416' 등 노란 깃발을 가방에 꽂고 걷고 있다. ⓒ 유성애
어떤 이들은 권리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말하며, 청소년 정치에 대해서 암묵적으로 비판한다. 4.16 세월호 참사, 촛불 혁명을 보고 직접 여기에 참여하며 자라온 청소년이 권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모를까?
청소년은 '나만의 작고 귀여운 고양이' 같은 존재가 아니다. 이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할 국민이다. 그렇기에 청소년들도 능동적으로 정치참여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이 당연해져야 한다. 청소년, 자신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그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며 사회에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그것은 결코 누구에게 '세뇌'당해서가 아닌 시민으로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치참여를 하는 것이다.
[관련 기사]
32세 총리·30세 의원, 우리는 왜 불가능할까 http://omn.kr/1lrxq
30대 총리와 대통령, 왜 못 나오냐고? http://omn.kr/1rdh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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