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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양정철, 이낙연 만나 '사면론' 제안했다

복수 관계자 "작년 수차례 회동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등록|2021.01.17 08:58 수정|2021.01.17 11:57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 권우성


[기사보강 : 오전 11시 40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지난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수 차례 만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낙연 대표가 지난 1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카드를 처음 제시하기 전, 양 전 원장이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었다고 한다. 둘이 마지막으로 만난 시점은 2020년 11월 중순께로 전해진다.

사면론에 대한 당내외 비판이 거세지며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돼온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양 전 원장과 이 대표가 사면론을 미리 논의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지금껏 이 대표는 "청와대와의 교감은 없었다"라고 부인해왔다.

익명의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 대표가 사면 카드를 꺼내 들기에 앞서 양 전 원장이 이 대표에게 사면론을 여러 번 일관되게 건의했다"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양 전 원장은 원래 평소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의 '대연정' 등을 자주 언급하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한다"고도 설명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 공동취재사진


이낙연 대표 측 복수의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양 전 원장은 이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사면론을 제안했었다"라며 "언제부터였는지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작년 9월에 만났을 때에도 사면에 관한 얘기가 있었다. 이 대표와 양 전 원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11월 중순께에도 사면 논의가 오갔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 전 원장이 제안했다고 이 대표가 사면론을 제기한 건 아니다. 본인 소신으로 결정한 것"이라면서도 "평소 통합을 중시하고 문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드리자는 두 사람의 생각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했다. 양 전 원장은 조만간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18일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사면론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11일 발표한 신년사에선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는 양 전 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보도가 나간 뒤 더불어민주당은 강선우 대변인 명의의 공지를 통해 "이낙연 대표는 양 전 원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그런 구체적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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