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은 걱정도 없이 유유자적이라고요?
[서평] 어느 스님의 수행 생활 이야기 '미타행자의 수행한담'
대개의 사람들은 때로는 과장하고 때로는 축소하며 자신 위주로 살아갑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 또한 때로는 과장하고 때로는 축소합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다소 과장하고, 자신에게 손해가 되면 다소 축소하는 정도는 어쩜 인간의 본성쯤으로 여겨도 크게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사는 게 힘들어지고, 복잡한 일에 지치면 머리 깎고 절에서 생활하고 있는 스님들 생활을 동경하는 이가 없지 않습니다. 언뜻 떠올려보는 스님들 생활은 걱정거리도 없고 힘들 것도 없어 보여 유유자적하기 그지없습니다.
타락한 중, 파계승처럼 살아간다면 얼마간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대로 수행 중인 스님이라면 하루하루가 참고 닦아야하는 인고의 시간입니다.
공부도 엄청나게 해야 하고,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모든 생활, 심지어 먹고, 자고, 싸고, 입고, 일어나는 것조차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간섭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금기 일색의 삶입니다.
그러함에도 스님들 살아가는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의 손에 들린 떡이 커 보이는 것처럼,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삶이기에 더 좋아 보이는 듯합니다. 스님들의 삶이 다소 과장되거나 축소되어 비춰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토굴 살이 중인 본연 스님의 '미타행자의 수행한담'
<미타행자의 수행한담>(지은이 본연, 펴낸곳 담앤북스)은 저자인 본연 스님이 2003년부터 제주도 내려가 수행 생활을 하며 인터넷을 배워 인터넷상에 올렸던 글 중 일부를 모아 엮은, 65년의 삶과 출가 후 수행자의 삶을 반조한 글입니다.
본연(本然)은 은사 스님이신 청화 큰스님이 내려주신 법명이고, 미타행자(彌陀行者)는 염불 수행하는 사제를 격려하기 위해 사형이 지어준 별호라고 합니다.
제주도로 내려온 이래 본연 스님은 주로 토굴 살이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절과는 다른 형태의 공간에서 스님들이 생활하며 기도하는 곳을 토굴이라고 합니다.
혼자 공부해야 하는 검정고시가 학교에 매여서 하는 공부보다 한껏 자유로워 보이고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하는 공부야 학칙이라는 제도가 있고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있으니 다소 불편해도 따르기만 학련을 인정되는 졸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공부는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더 엄격하게 자제하며 노력해야 학력을 인정 받고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스님들의 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은가 봅니다. 스님들이 무리 지어 사는 큰 절에는 이래저래 자제하거나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들이 촘촘하니 동반자처럼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수행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누구의 간섭 없이 혼자 생활하는 토굴에서의 수행, 자칫 게을러지거나 방탕해질 유혹이 널려있는 토굴에서의 수행은 훨씬 대단한 각오와 무소의 뿔 같은 실천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일기처럼 쓴 어떤 꼭지의 글에는 스님이 살아가는 속내가 민망하지 않을 만큼 솔직히 담겨있고, 독백처럼 쓴 어떤 꼭지의 글에는 홀로 생활하고 스님이 감내하고 있는 삶의 무게가 투정이라도 부리듯 투덜거립니다.
이 책은 막연히 동경하고 있는 한 스님들의 삶을 오롯이 엿볼 수 있는 투시경입니다. 무리로 살아가는 스님들보다 한층 유유자적할 수도 있는 토굴 수행자가 홀로 생활하며 좌충우돌 이런저런 일들을 맞닥뜨리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진정한 노후대책까지 아름아름 곰삭혀 넣었는데, 또 다른 형태의 지혜서라 여겨집니다.
사는 게 힘들어지고, 복잡한 일에 지치면 머리 깎고 절에서 생활하고 있는 스님들 생활을 동경하는 이가 없지 않습니다. 언뜻 떠올려보는 스님들 생활은 걱정거리도 없고 힘들 것도 없어 보여 유유자적하기 그지없습니다.
공부도 엄청나게 해야 하고,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모든 생활, 심지어 먹고, 자고, 싸고, 입고, 일어나는 것조차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간섭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금기 일색의 삶입니다.
그러함에도 스님들 살아가는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의 손에 들린 떡이 커 보이는 것처럼,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삶이기에 더 좋아 보이는 듯합니다. 스님들의 삶이 다소 과장되거나 축소되어 비춰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토굴 살이 중인 본연 스님의 '미타행자의 수행한담'
▲ <미타행자의 수행한담>(지은이 본연 / 펴낸곳 담앤북스 / 2021년 1월 15일 / 값 15,000원) ⓒ 담앤북스
<미타행자의 수행한담>(지은이 본연, 펴낸곳 담앤북스)은 저자인 본연 스님이 2003년부터 제주도 내려가 수행 생활을 하며 인터넷을 배워 인터넷상에 올렸던 글 중 일부를 모아 엮은, 65년의 삶과 출가 후 수행자의 삶을 반조한 글입니다.
본연(本然)은 은사 스님이신 청화 큰스님이 내려주신 법명이고, 미타행자(彌陀行者)는 염불 수행하는 사제를 격려하기 위해 사형이 지어준 별호라고 합니다.
제주도로 내려온 이래 본연 스님은 주로 토굴 살이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절과는 다른 형태의 공간에서 스님들이 생활하며 기도하는 곳을 토굴이라고 합니다.
혼자 공부해야 하는 검정고시가 학교에 매여서 하는 공부보다 한껏 자유로워 보이고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하는 공부야 학칙이라는 제도가 있고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있으니 다소 불편해도 따르기만 학련을 인정되는 졸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공부는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더 엄격하게 자제하며 노력해야 학력을 인정 받고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스님들의 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은가 봅니다. 스님들이 무리 지어 사는 큰 절에는 이래저래 자제하거나 따를 수밖에 없는 환경들이 촘촘하니 동반자처럼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수행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누구의 간섭 없이 혼자 생활하는 토굴에서의 수행, 자칫 게을러지거나 방탕해질 유혹이 널려있는 토굴에서의 수행은 훨씬 대단한 각오와 무소의 뿔 같은 실천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말은 쉬워도 혼자 정진하며 '토굴 살이'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토굴 살이를 하려면 첫 번째로 부지런해야 합니다. 보통 부지런해서는 안 되고 최상급으로 부지런해야 합니다. -39쪽
진정한 노후 대책은 '마음 비우기'입니다. 떠날 적에 이름이나 수행 이력은 거품일 뿐이고 마음을 제대로 비워야 사바세계 떠나는 발걸음이 가벼워 죽음의 공포 없이 옛날 어른 스님들처럼 "나 간다"하고 갈 수 있는 것입니다. -147쪽
일기처럼 쓴 어떤 꼭지의 글에는 스님이 살아가는 속내가 민망하지 않을 만큼 솔직히 담겨있고, 독백처럼 쓴 어떤 꼭지의 글에는 홀로 생활하고 스님이 감내하고 있는 삶의 무게가 투정이라도 부리듯 투덜거립니다.
이 책은 막연히 동경하고 있는 한 스님들의 삶을 오롯이 엿볼 수 있는 투시경입니다. 무리로 살아가는 스님들보다 한층 유유자적할 수도 있는 토굴 수행자가 홀로 생활하며 좌충우돌 이런저런 일들을 맞닥뜨리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진정한 노후대책까지 아름아름 곰삭혀 넣었는데, 또 다른 형태의 지혜서라 여겨집니다.
덧붙이는 글
<미타행자의 수행한담>(지은이 본연 / 펴낸곳 담앤북스 / 2021년 1월 15일 /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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