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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평야 한복판에 예당2산업단지, 안될 말"

양흥모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 페이스북에 반대의견 밝힌 사연

등록|2021.01.28 13:45 수정|2021.01.28 13:55
 

▲ 고덕 주민들은 충남 도청 앞에서 "예당2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며 집회와 일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이재환


충남 예산군 예당2산업단지 건설에 지역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예당2산업단지는 예산군 지곡·상장·오추리 일원에 90만5181㎡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곡리와 상장리 주민들은 "기존의 예당 산업단지와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이미 고통 받고 있다"며 "산업단지가 추가로 건설될 경우 피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충남도(도지사 양승조)에 산업단지 승인을 '불허'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해 말부터 충남도청 앞에서 1인 시위와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해당 지역 출신 환경운동활동가도 '산업단지 건설 반대 의견'에 힘을 보태고 나서 주목된다. 양흥모 전 대전충남녹색연합사무처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예당2산업단지 예정지가 자신의 고향마을"이라며 예당2산업단지 건설에 환경적으로나 생태적으로도 불가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 전 사무처장은 이날 "기후위기 대응한다고 충남형 그린뉴딜 정책 추진하는 충청남도 양승조 지사님, 농민들 내쫓고 농촌공동체를 파괴하는 산업 행정을 하지는 않겠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KBS대전 <대세남>(1월 26일 방송)에 고향 동네 소식이 나왔다"며 "동네에 계획되고 있는 예당2산업단지, 당연히 격렬하게 저항하는 동네 어르신들. 저녁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향인 예산군 고덕면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양 전 사무처장은 '마을 주변은 이미 공장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 양흥모 전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페이스북 갈무리 ⓒ 이재환


양 전 사무처장은 "내포의 들녘(예당평야) 한복판에 난립되고 있는 산업단지와 공장들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충남 예산군 고덕면 일대에는 예당일반산업단지, 예덕농공단지, 고덕농공단지, 예산신소재일반산업단지(주물단지), 합덕인더스파크일반산업단지, 합덕농공단지, 면천농공단지, 합덕일반산업단지 등 크고 작은 산업단지 8개와 개별 공장들이 6km 반경 안에 꽉 들어 차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 산업단지들이라 단지 내 대기오염 측정기도 없다. 환경오염은 조사는 물론,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 전 사무처장은 또 "기후위기 대응에 농민과 농지, 농촌은 매우 중요하다. 불안정한 기후에 당연히 식량 문제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양승조 도지사와 충남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진정한 그린뉴딜을 추진하겠다면 땅에 기대어 살아 온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8년 양 사무처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참깨 선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 사무처장의 부모는 문 대통령에게 선물로 받은 참깨를 밭에 심었다. 양 사무처장의 부모는 이듬해 참깨를 수확해 문 대통령에게 되돌려 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정성이 감동스럽다"며 이를 직접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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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담의 주인공인 양 전 사무처장의 부모도 예당2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며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 사무처장은 "충남도청 앞에서 매일 진행되고 있는 아침 출근시간 일인시위에 아버지도 나가시신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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