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평야 한복판에 예당2산업단지, 안될 말"
양흥모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 페이스북에 반대의견 밝힌 사연
▲ 고덕 주민들은 충남 도청 앞에서 "예당2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며 집회와 일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이재환
충남 예산군 예당2산업단지 건설에 지역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예당2산업단지는 예산군 지곡·상장·오추리 일원에 90만5181㎡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곡리와 상장리 주민들은 "기존의 예당 산업단지와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이미 고통 받고 있다"며 "산업단지가 추가로 건설될 경우 피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 가운데 해당 지역 출신 환경운동활동가도 '산업단지 건설 반대 의견'에 힘을 보태고 나서 주목된다. 양흥모 전 대전충남녹색연합사무처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예당2산업단지 예정지가 자신의 고향마을"이라며 예당2산업단지 건설에 환경적으로나 생태적으로도 불가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 전 사무처장은 이날 "기후위기 대응한다고 충남형 그린뉴딜 정책 추진하는 충청남도 양승조 지사님, 농민들 내쫓고 농촌공동체를 파괴하는 산업 행정을 하지는 않겠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KBS대전 <대세남>(1월 26일 방송)에 고향 동네 소식이 나왔다"며 "동네에 계획되고 있는 예당2산업단지, 당연히 격렬하게 저항하는 동네 어르신들. 저녁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향인 예산군 고덕면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양 전 사무처장은 '마을 주변은 이미 공장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 양흥모 전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페이스북 갈무리 ⓒ 이재환
양 전 사무처장은 "내포의 들녘(예당평야) 한복판에 난립되고 있는 산업단지와 공장들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충남 예산군 고덕면 일대에는 예당일반산업단지, 예덕농공단지, 고덕농공단지, 예산신소재일반산업단지(주물단지), 합덕인더스파크일반산업단지, 합덕농공단지, 면천농공단지, 합덕일반산업단지 등 크고 작은 산업단지 8개와 개별 공장들이 6km 반경 안에 꽉 들어 차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 산업단지들이라 단지 내 대기오염 측정기도 없다. 환경오염은 조사는 물론,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 전 사무처장은 또 "기후위기 대응에 농민과 농지, 농촌은 매우 중요하다. 불안정한 기후에 당연히 식량 문제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양승조 도지사와 충남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진정한 그린뉴딜을 추진하겠다면 땅에 기대어 살아 온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8년 양 사무처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참깨 선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 사무처장의 부모는 문 대통령에게 선물로 받은 참깨를 밭에 심었다. 양 사무처장의 부모는 이듬해 참깨를 수확해 문 대통령에게 되돌려 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정성이 감동스럽다"며 이를 직접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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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담의 주인공인 양 전 사무처장의 부모도 예당2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며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 사무처장은 "충남도청 앞에서 매일 진행되고 있는 아침 출근시간 일인시위에 아버지도 나가시신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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