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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들이 이기적으로만 굴기 때문에 단점 노출"

'코로나19' 위기의 한국 개신교... 교계 전문가들의 진단과 해법

등록|2021.01.29 15:00 수정|2021.02.03 16:08

▲ 1월 24일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IM선교회 운영 IEM국제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 12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길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사람들의 경직된 마음이 점차로 풀리는 듯했지만 지난 26일 다시 코로나 전파의 위기가 찾아왔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미인가 교육시설에서 다시 집단 감염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대전과 광주 등에 위치한 IEM국제학교, TCS국제학교 등은 학생들로 밀집, 밀접, 밀폐 즉 3밀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집단 합숙 생활을 하도록 해 153명의 집단 감염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개신교가 다시 코로나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는 중이다.

개신교는 지난해 8월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한 광화문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와 사랑제일교회 무단 대면 예배부터 작년 10월 선교단체 인터콥이 경북 상주 BTS열방센터에서 주최한 대규모 집회까지, 이미 수차례 정부 방역 지침을 무시한 채 무리한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일으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더욱이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DNA가 조작된다", "(감염병 예방책으로)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려 한다" 등 설교와 같은 공식 석상에서 목사들이 퍼뜨린 가짜뉴스와 음모론은 정부의 방역 정책에 큰 걸림돌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해 초 2월 국내 첫 지역감염 사례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집단 감염도 개신교 집단 감염 사례로 함께 묶이는 경우가 많아 개신교의 입장은 더욱 난처하기만 하다. 신천지는 본래 개신교 내에서 이단 판정을 받아 대부분의 교회는 신천지와 거리를 두는 상황이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신천지도 일반 개신교와 같은 종교 집단으로 여겨진다.

개신교가 사회적 위험요소처럼 낙인찍힌 현 상황을 두고 개신교계 전문가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이유와 이를 벗어던지기 위해서 개신교에 요구되는 것은 무엇일지 28일 교계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위기에 봉착한 한국기독교 모습 뼈저리게 체감"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김희룡 목사는 개신교가 코로나 집단 감염의 주요 통로가 되는 이유로 "타인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보호와 축복을 본인들만 특별히 받고 있다고 믿는 교계의 '특권의식'"을 꼽았다. 그는 "특권과도 같은 특별한 보호와 축복을 이유와 목적이라고 믿는 (일부 개신교인의) 신앙관은 자신과 타인을 포함한 공동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며 "그런 특권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신앙을 악마의 시험으로 알고 거부해야 자신과 타인과 공동체를 구원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김 목사는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를 일으킨 개신교 교회는 한국 사회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특권과도 같은 보호와 축복의 비결이 신앙이라고 가르쳐온 지난 역사가 오늘 우리에게 재앙으로 돌아왔음을 인식하고 회개해야 한다"며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끝끝내 타인을 위한 존재로 살아가심으로써 인류 구원의 길을 내셨고, 그와 같은 존재와 삶으로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한국교회는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기독교협의회(NCCK) 손승호 간사는 "팬데믹의 주요 감염 통로가 한국교회와 관련 시설이라는 점이 충격적이다. 더욱이 스스로 종교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앞장서야 할 교회 지도자들이 방역 조처를 예배 탄압으로 왜곡하며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시키고 숱한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양산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영적·정신적 위기에 봉착한 한국기독교의 모습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고 통탄했다.

송 간사는 개신교 집단 감염의 원인을 "'한국 개신교 안에 깊이 내재된 냉전적 사회심리와 이분법적 사유방식'에 있다"고 봤다. "교회가 개교회주의와 종파주의를 넘어서서 공교회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방역은 신앙의 본질적 과제"라며 "온 국민이 나와 이웃을 위해 자기희생을 선택하고 있는 시점에 대면 예배의 중요성을 앞세워 저항하는 행위는 신앙의 본질과 집단적 자기중심성을 분별하지 못하는 행위니 마지막까지 희생적으로 어려움을 감수하는 모범을 보여 달라"고 교계에 간절히 요청했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하 기사연) 원장 김영주 목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개신교 집단 감염의 원인을 이야기했다. 그는 첫 번째로 '건강하지 않은 신앙관을 가진 단체가 문제'라고 했다. "정부의 코로나 방역 대책에 개신교가 당연히 협력해야 하고 실제로 협력하는 교회가 많다. 하지만 신천지와 사랑제일교회, 인터콥 등 이미 이단이거나 기독교 본질에 벗어난 주장으로 이단성이 논의 중인 교회들 때문에 자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건강한 생각과 사고가 아닌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단체를 조사할 필요가 있고, 기사연에서도 이를 조사해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 목사가 지목한 두 번째 원인은 '협력과 연대보다는 이기주의로 빠진 개교회주의'였다. 그는 "한 사회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단체의 건강성이 드러나는데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개신교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목사로서 부끄럽고 사회에 죄송한 마음을 숨기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개신교의 개교회주의는 협력과 연대를 통해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들이 이기적으로만 굴기 때문에 장점보다 단점을 노출하는 것"이다. 김 목사는 개신교계를 향해 "지금이라도 교회가 자중·협력하고 한국 사회와 소통하면서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독교인터넷신문 <에큐메니안>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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