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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기대주 5명의 고군분투, '놀면 뭐하니'가 택한 진정성

[TV리뷰] MBC <놀면 뭐하니?>, 예능 우량주 5인방과의 만남

등록|2021.01.31 11:20 수정|2021.01.31 11:20
 

▲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 MBC


20201년 예능 새얼굴 발굴에 나선 MBC <놀면 뭐하니?>가 이번엔 개그맨 유망주들과의 만남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30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에선 2030세대 젊은 개그맨 5인방을 초대해 그들이 지닌 재능, 끼를 발휘할 수 기회를 부여했다. 방송 초반 카놀라 유(유재석)는 동석(데프콘), 영길(김종민)과의 대화를 통해  "지금 예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나이대가 20·30대"라면서 새 얼굴 육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다.

"유재석씨가 <무한도전> 시작할 때 나이가 34살입니다. 골골한 캐릭터, 어르신 소리 듣던 박명수씨 나이는 36살이었구요. 그런데 지금 36살이면 예능에서 막내 역할이에요. 전소민, 양세찬... 그만큼 예능도 고령화 되었다는 말입니다. "

​지난해 연말 예능 시상식 수상소감을 통해서 후배 개그맨들의 설자리 부족을 안타까워했던 유재석은 자신이 이끄는 <놀면 뭐하니?>의 새 기획 '2021 동거동락'를 빛내줄 새인물 후보로 추천된 2030 개그맨들을 한자리에 모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극도의 긴장감... 예능 우량주 5인의 고군분투​
 

▲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이날 <놀면 뭐하니?>가 만난 김승혜·신규진·하준수·이은지·김해준 등 선배들로부터 '예능 우량주'로 추천 받은 5명의 개그맨들은 등장 전부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방송국 로비에서 잠시 사전 만남을 가진 이들은 "이날 만큼은 MBC 동기!"라고 나름 의지를 불태우지만 입장하는 순간부터 "진짜 떨려" 등의 혼잣말을 여러 번 내뱉을 정도로 예능 출연은 큰 중압감을 안겨줬다.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또 다른 예능 사업가 '나대자'로 등장한 홍현희는 "자기 개성을 못 살리고 다들 정장 입고 왔냐"라며 긴장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부던히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카놀라 유 역시 나대자와 티카티카식 말장난 개그로 후배들을 편안하게 대하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신 면접 시험 보는 듯한 장면이 연출될 만큼 이들은 쉽게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개그콘서트>, <코빅> 등에서만 해도 큰 웃음 유발시켰던 각종 개인기와 장기도 막상 유재석 등 선배 예능인 앞에선 100% 기량 발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 그런가 하면 생수 한통을 다 비우고 연신 이마에 땀을 흘리는 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행히 녹화 초반의 어색했던 분위기는 중반 이후 희석되면서 이들 개그맨 5인방은 조금씩 방송에 적응해 나간다. 특히 마지막을 장식했던 하준수의 선배 예능인 캐리커처 그리기는 이날 <놀면 뭐하니?>의 하이라이트 역할을 톡톡히 담당해준다.

힘을 내요! 우리 개그맨들
 

▲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사실 이날 <놀면 뭐하니?>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린 편이었다. 새 인물 등장에 대한 반가움을 피력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동안 개그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시청자 입장에선 생소한 얼굴들인 데다 거의 처음이다시피한 예능 출연으로 경직된 모습이 아쉬웠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리 있겠는가. 지금은 '유느님'으로 불리는 유재석조차도 신인 시절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출연했을 땐 긴장감 때문에 간단한 문장 읽기에서 연신 실수를 범할 정도 였다. 모처럼 예능 출연의 기회를 얻은 개그맨 5인방에게 <놀면 뭐하니?>의 초대는 응원의 자리가 되어주기에 충분했다.

​각자의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하준수는 "그동안은 채찍만 맞았다면 여기선 당근을 먹은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김승혜는 "매년 한두 명씩 올라가는데 나는 왜 못올라갈까"라며 스스로를 자책했던 심경을 토로하며 울먹인다. 이어 "<놀면 뭐하니?>에서 섭외왔을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라면서 "오랜만에 (홍)현희 언니 만나서 개그도 하고 해서 울컥하네요"라며 솔직한 심경도 밝힌다.

​이들과의 만남을 정리하면서 카놀라 유는 "달리는 말에 너무 채찍질을 하면 말도 아파요"라며 후배들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비록 개그 열정을 불태울 공간이 대폭 줄어든 요즘이지만 젊은 개그맨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등 여전히 웃음 만들기에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

KBS<개그콘서트> 폐지 이후, <연중 라이브> 리포터로 활동하면서도 꿈을 놓지 않았던 김승혜를 비롯해서 유튜브로 개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는 김해준 등 이들 5명의 개그맨들에게 <놀면 뭐하니?> 출연은 작은 위로의 선물이 되어줬다. 힘을 내요! 우리 개그맨 여러분.
 

▲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김승혜·신규진·하준수·이은지·김해준 등 선배 개그맨들로 부터 예능 우량주로 추천받은 2030세대 후배 개그맨들이 이날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 MBC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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