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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법관탄핵... 이낙연 "삼권분립 작동" - 김종인 "사법부 붕괴"

김종인, 김명수 대법원장 '맞불 탄핵'엔 부정적... "부결 뻔해"

등록|2021.02.05 11:28 수정|2021.02.05 11:5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독재 권력에 휘둘린 사법의 숱한 과오를 우리는 기억한다. 이번이 최초의 법관 탄핵이라는 것이 오히려 믿기지 않을 정도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정권이 비상식적으로 자행하는 헌정 초유의 법관 탄핵사태다. 정권과 결탁한 대법원장의 '탄핵 거래' 아닌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정사상 첫 법관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에 대해 5일 "이번 법관 탄핵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 아래 3권 분립 민주 헌정 체제가 처음으로 작동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라면서 "참담하다"고 비난했다.

이낙연 "국회, 헌법상 책무를 이행한 것"
"사법부 길들이기? 그건 판사에 대한 모독"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낙연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국회는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라며 "법관의 헌법 위반을 지적한 법원 내부의 요구를 국회가 이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번 탄핵은 2018년 11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시작됐다"라며 "법원 개혁을 바라는 소장 법관들이 문제된 법관의 재판 독립 침해 행위에 대해 중대한 헌법 위반이란 점을 분명히 하면서 징계 절차 외에 탄핵소추 절차까지 검토돼야 한다고 결의했다. 그에 따라 국회는 헌법상 책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헌 판사에 대한 탄핵이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야당의 공세에 "난폭 운전자를 처벌하는 것을 '운전자 길들이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도 반박했다.

이 대표는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 비난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타성적 비난에 불과하다"라며 "헌법 가치를 지키며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모든 판사들이 이번 탄핵에 영향을 받아 권력의 눈치를 볼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판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언제부터인지 판결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3명 중 2명이 판결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라며 "이번 탄핵을 계기로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사법부 독립을 지키길 바란다"라고도 말했다.

앞서 전날인 4일 국회는 박근혜 정부-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자신의 담당이 아닌 '세월호 7시간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등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재석 288명, 찬성 179, 반대 102, 기권 3, 무효 4표로 법관 탄핵안이 처음으로 통과됐다.

김종인 "거짓말쟁이 대법원장, 사퇴하라"
당내 '김명수 탄핵' 움직임엔 "현실성 없다" 일축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최초의 법관 탄핵을 "비상식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국회의 탄핵소추 가능성을 이유로 임성근 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아 논란이 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안 표결에) 179표라는 찬성표는 그 사람들이 탄핵의 사유에 대한 실질적 의미를 파악했다기보다는, 일부 강경론자들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혹시 나에게 피해가 올 수 있지 않냐는 두려움에서 나온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세계 모든 나라의 민주주의 파괴 과정을 보면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 일부가 강경 세력을 따라다닌다"라며 "그게 민주주의의 큰 손실을 가져오고 그 자체가 나라의 존망도 가져오는 역사적 사례를 우리가 잘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국회의 탄핵소추 가능성을 이유로 임성근 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아 논란이 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거센 공격을 쏟아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4일 임성근 판사 측이 해당 상황의 녹취록을 공개하자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던 자신의 말이 틀렸다며 하루 만에 사과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현직 대법원장이 대법원 명의로 국회에 거짓 답변서까지 제출하며 국민 앞에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하루 만에 들통이 났다"라며 "사법부의 수장이 자신이 정치적으로 비난 받는 것이 두려워 사표 수리를 거부하고 후배 판사를 탄핵의 제물로 내놓는 모습은 정말 비굴할 뿐 아니라 충격 그 자체"라고 힐난했다.

이어 "양심마저 마비된 거짓말쟁이 대법원장 때문에 사법부 전체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권위와 자격을 완전히 상실했다"라며 "이제 대법원장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상처 입은 국민께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 경고한다"고도 했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은 당내 일각에서 맞불 탄핵 작전으로 거론되는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 움직임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이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국회 구조로 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안을 내봐야 부결될 게 뻔하다"라며 "현 시점에선 의미가 없다고 본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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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179,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안 가결... 헌정사상 최초 http://omn.kr/1rz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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