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우한서 코로나 기원 못 찾아"... '부실 조사' 비판도
우한 현지 조사 결과 발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기원을 찾겠다며 최초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 가서 조사를 벌였으나 실패했다.
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은 9일 우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지 조사를 통해 일부 새로운 정보를 얻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바꾸진 못했다"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을 것이라는 가설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다"라며 "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살펴본 결과 어떤 것도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박쥐, 천산갑 등 중간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most likely)"라면서도 "우한에는 박쥐가 거의 서식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화난수산물시장에서 팔리는 냉동 야생동물 가운데 일부 종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라며 "최초의 숙주 동물에서 화난수산물시장까지 전파됐을 경우 바이러스의 경로는 매우 길고 복잡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콜드체인(냉동식품 운송)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며 "코로나19가 냉동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지만, 인간에 전염되는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바이러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출된 것이지만, 중국에 편향적인 WHO가 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편향적' 지적 받던 WHO, 또 논란되나
결국 조사팀은 우한에서 2주 정도 머물며 직접 조사에 나섰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화난수산물시장은 최초 발병지가 아니고,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은 없다는 등 중국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 정부와 WHO가 몇 달간의 협상 끝에 어렵게 성사됐으며, 중국이 여러 제약 조건을 내걸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조사팀 일원이자 영국 출신의 동물 전문가 피터 다작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개방성을 누렸다"라며 "우리가 요청한 모든 구역과 관계자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받았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도미닉 드와이어는 "코로나19의 기원을 완전히 알아내려면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반면에 서방 언론은 대체로 이번 조사 결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AP통신은 "조사팀이 거의 4주간(격리 기간 포함) 우한에 머물며 조사했지만, 결국 (중간숙주 동물을 통해 전염됐다는) 처음의 가설로 돌아가고 말았다"라고 지적했다.
AFP통신도 "조사팀은 화난수산물시장에서 고작 1시간 있는데 그쳤다"라며 조사가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WHO 조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포함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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