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사진] 검은흰죽지와 줄부리오리를 한 자리에서 만나다

사람의 접근이 없는 곳에서 평화로운 새들

등록|2021.02.10 15:12 수정|2021.02.10 15:25

검은흰죽지와 줄부리오리 좌 검은흰죽지 우 줄부리오리. ⓒ 이경호


현재 대전에는 국내 희귀종인 붉은부리흰죽지, 검은흰죽지(적갈색흰죽지), 줄부리오리(북미댕기흰죽지) 3종이 월동 중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최초로 확인한 3종은 국내에서는 관찰기록이 거의 없는 매우 희귀한 종이다.

이중 붉은부리흰죽지와 검은흰죽지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적색목록에 등록해 보호받는 종이기도 하다. 대전에서 월동중이기는 하지만 서로 영역범위가 조금씩 달라 한 번에 두 종을 같이 만나기는 그동안 어려웠다.

그런데 지난 9일 필자는 두 종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줄부리오리와 검은흰죽지가 한자리에 나타난 것이다. 비슷한 영역권에 서식하면서 우연하게도 같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 한 것이다. 월동하고 있는 지역이 사람들의 접근이 거의 없는 지역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람이 다니는 산책로와 운동시설도 없는 자연구간이기 때문에 평화로이 두 종이 같이 있는 것이다.

다행히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을 월동지로 찾은 붉은부리흰죽지와 검은흰죽지가 기특하다. 붉은부리흰죽지를 포함한 3종이 무사히 월동을 마치고 북상하게 되면, 특별한 구역을 설정해 겨울철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이유다.

갑천유역은 생각보다 넓은 하폭을 유지하고 있고, 사람들의 접근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지역도 많이 있다. 사람들을 위한 시설만을 설치하는 것을 지양하고 자연의 생명들이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