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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대전환? 대혼란!" - 박영선 "질식할듯한 서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 TV토론] 상대 핵심 공약 놓고 공방전

등록|2021.02.16 02:00 수정|2021.02.16 02:01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우상호(왼쪽)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후보가 15일 오후 첫 생방송 TV토론에서 상대방의 핵심 공약을 난타했다. 우상호 후보의 '공공주택 16만호'는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이라는 핀잔을, 박영선 후보의 '21분 컴팩트 도시'는 "서울시 대전환이 될지 서울시 대혼란이 될지"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간 '누나 동생'이라며 공방을 자제해온 두 후보 간의 '조용한 경선' 기조가 이날을 기점으로 열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공격' 우상호… "서울시장이 랜드마크에 집착하면 안돼"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박영선 경선후보와 토론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포문은 우 후보가 열었다. 우 후보는 이날 밤 MBC에서 주최한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TV토론에서 "막대한 국민세금을 퍼부어서 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을 만든다는 (박 후보의)수직정원도시가 서민들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나"라며 "민주당답지 않은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직정원이 여의도나 강남에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강북지역에도 지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세금은 좀더 절절한 데에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라고 꼬집었다. 수직정원은 박 후보의 '21분 컴팩트,  21개 다핵 도시'의 랜드마크다. 우 후보는 "정치 지도자들이 랜드마크에 집착하면 상당히 어려운 일이 생긴다"라며 "(박 후보의) 수직정원이 직장, 주택, 환경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요술방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박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우 후보는 "선거가 시작되자 야당 후보들이 강남지역 재개발을 허가하자고 나서고 있는데, 박 후보도 강남의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하겠다고 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민주당 후보가 강남 재건축을 허용하자고 한 것은 의문"이라고 공세를 폈다. 또 "박 후보가 과거 주 52시간제 법안에 찬성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해놓고 이번에 4.5일제를 도입하겠다고 한 것은 입장이 번복된 것"이라며 "정책의 신뢰성에서 문제가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 후보는 자신이 친서민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친서민 정책"이라며 "저는 보증금 4억에 월세 50만원 집에 살고 누나는 신림동에서 장사를 하고 형은 제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다. 제가 서민의 애환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방어' 박영선… "강변에 고층 아파트? 질식할 것 같아"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우상호 경선후보와 토론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박 후보는 이날 전반적으로 공격보다는 방어에 무게를 두는듯 했다. 하지만 우 후보의 핵심 공약인 '공공주택 16만호' 얘기가 나오자 "이 공약을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의 느낌이 든다"라며 반격에 나섰다.

박 후보는 "강변 도로를 덮고 그 위에 고층 아파트를 세우겠다고 하면서 뉴욕 맨해튼을 예로 들었는데, 맨해튼과 서울은 상황이 다르다"라며 "맨해튼은 다 고층 건물이기에 문제가 안 되지만 서울은 남산이 있기 때문에 스카이라인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설계가 잘 된 도시는 강변부터 낮게 집을 짓고 차례대로 높여가는 식으로 조망권을 확보해야 하는데, 우 후보 공약대로면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제가 제안한 21분 컴팩트 도시는 갑자기 만들어낸 게 아니다. 9분 도시 바르셀로나가 있고 파리시장 이달고 시장도 15분 도시 파리를 하고 있다"라며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 서울시 대전환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의도와 강남 외에) 강북지역에도 수직정원을 만들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라며 "무주택자, 필수노동자, 청년, 신혼부부들에게 수직정원에서 살 수 있는 우선권을 드릴 것"이라고 했다.

강남 재건축 허용은 문재인 정부 기조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박 후보는 "강남과 같은 21개의 그린 다핵도시를 만들어 굳이 강남에 가지 않아도 어디서나 21분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도시를 만들겠다"라며 "부동산 문제의 해답도 21분 컴팩트 도시에 있다"라고 반박했다. 주 4.5일제에 대해서도 "이미 ICT 중소기업 중엔 주 4일제를 많이 하고 있다.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TV토론은 오는 17일(연합뉴스TV), 25일(KBS) 두 차례 더 열린다. 25일을 끝으로 경선 선거운동 기간이 종료되면 3월 1일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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