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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격에 머리 맞은 미얀마 시위 참가자, 끝내 숨져

뇌사 판정 10일 만에 사망했다고 외신 보도... 쿠데타 뒤 첫 사망

등록|2021.02.19 17:02 수정|2021.02.19 17:05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 시위를 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20대 여성이 끝내 숨졌다.

AP, BBC 등 주요 외신은 19일(현지시각) 미야 테 테 카인(20)의 오빠와 그녀를 치료하던 병원 발표를 인용해 사망 사실을 보도했다.

미야 테 테 카인은 지난 9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피하려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경찰이 쏜 실탄은 미야 테 테 카인이 쓰고 있던 오토바이 헬멧을 관통했다.

미야 테 테 카인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고, 지난 13일 그녀의 가족은 생명유지장치 제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경찰이 쏜 총에 미야 테 테 카인이 맞았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으나, 그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밟힌 바 있다.

그러나 미야 테 테 카인의 언니는 기자들에게 "동생과 나는 시위 현장의 거리 한가운데 있지도 않았고, 경찰이 설치한 바이케이트도 넘지 않았다"라며 "동생은 경찰들을 향해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지만, 그곳을 떠나려는 순간에 총에 맞았고 쓰러졌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총에 맞은) 막내가 당한 일 때문에 가족들이 큰 슬픔에 빠졌다"라며 "동생이 겪은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온 국민이 군사 정권을 몰아낼 때까지 싸워달라고 당부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첫 사망자 발생... 쿠데타 시위 더 불붙나 
 

▲ 미얀마 쿠데타 저항운동의 상징 표현인 세손가락을 들어보이는 대학생들 ⓒ 연합뉴스


미야 테 테 카인을 치료하던 한 의료진도 "우리는 정의를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향후 시위 규모가 더 커지고 격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군부 대변인은 그러나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시위대의 폭력에 경찰이 사망했다. 시위대가 폭력 사태를 선동하고, 공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강제 진압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끄는 집권당이 압승을 거둔 작년 11월 총선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치 고문, 윈 민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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