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102년 전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기 위해 달린다

교사러닝크루TRC, 3.1절 102주년 기념 뛰기(뛰고걷기)

등록|2021.02.23 09:34 수정|2021.02.23 09:34

▲ 교사러닝크루TRC 소속 교사가 달리고 있다. ⓒ 교사러닝크루TRC


연희 전문학교 3학년인 김원벽 학생은 교복을 입은 채 달리고 있다. 일제가 강제로 대한제국을 병합하여 총칼로 지배하던 암울한 시대에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온 반가운 소식, '모든 민족은 그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민족 자결주의를 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해 달렸다.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탑골 공원에서 시작된 만세 운동을 지방에 알리기 위해 가슴에 '독립 선언서'를 품고 달리고 또 달렸다. 김원벽 학생과 같은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 곳곳을 달리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그 날의 함성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올해는 3.1절 102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한국인의 단합된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던 3․1운동과 그해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 정부는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다. 3․1운동을 계기로 민주 공화제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수립되었고, 이로써 황제의 나라인 '대한제국'에서 국민의 나라인 '대한민국'으로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2019년에는 지난 100년의 기억으로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의미를 담아 정부를 비롯하여 각계각층에서 대한민국 100주년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3.1절 102주년인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 방역 수칙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5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면서 정부와 유관 단체들은 3.1절 관련 공식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예년에 비해 3.1절 관련 보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로 인해 하루하루 삶을 꾸려나가기도 벅찬 많은 시민들은 '3.1절'이라는 역사적인 날을 기억하지 못하고 3월 1일을 보낼지도 모른다.

또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3.1절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하고 지나가기 쉽다. 새 학기 개학이 딱 일주일 남았다. 전국 대부분 학교의 개학 날은 3월 2일이다. 개학 전 3월 1일은 개학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쉬고 놀 수 있는 공휴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날이 되어가고 있다.

선생님들이 달리는 이유

1919년 3월 1일, '기억해야 할 그날의 울림'을 기념하고 계승하기 위해 달리기를 좋아하는 교사들이 모였다. 교사러닝크루TRC(Teacher Running Crew) 소속 선생님들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3.1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억하도록 '3.1절 102주년 기념 뛰기(뛰고걷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2021년 2월 27일(토)부터 2021년 3월 1일(월)까지 3일 동안 비대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3·1절 102주년의 의미를 되새길 여유가 없겠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102년 전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3·1절의 의미를 담아 3.1절 코스 3.1km, 102주년 코스 10.2km, 기미년 코스 19.19km, 민족대표 33인 코스 33km 부문으로 진행한다. 이번 3·1절 102주년 기념 뛰기 행사는 교육적 취지로 진행되기 때문에 참가비는 없다. 3.1절을 기억하고 그날의 함성과 울림을 되새겨보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여느 마라톤 대회처럼 멋진 메달과 기념품은 없다. 다만, 각 코스별로 참여 인증 사진을 받고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을 기념품으로 보내줄 예정이다.

102년 전 3.1 만세 운동을 기획한 사람과 실행한 사람들이 사이에 바쁘게 뛰어다녔던 김원벽 학생 같은 전달자가 있었다. 독립 선언서를 손에서 손으로 전달한 김원벽 학생의 발걸음을 다시 한번 밟아보자. 그리고 목놓아 함께 외쳐보자.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행사 개요]
1. 행사명 : 3·1절 102주년 기념 뛰기(뛰고 걷기)
2. 일시 : 2021년 2월 27일(토) ~ 3월 1일(월) 3일동안
3. 장소 : 대회 참가자가 신청한 지정 장소
4. 참가 부문(걷기 뛰기 모두 가능)
- 3.1절 코스 3.1km
- 102주년 코스 10.2km
- 기미년 코스 19.19km
- 민족대표 33인 코스 33km
5. 참가 대상 : 학생, 시민, 교사 및 참가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
6. 참가 인원 : 선착순 3100명
7. 참가비 : 무료
8. 기념품 : 독립운동 관련 서적 약 300권
9. 기념품 지급 대상 : 학생 참가자, 가족 단위 참가자, 특별한 코스 참가자, 특별한 사연 참가자, 특별한 사진 인증 참가자, 대한독립 만세 삼창 동영상 인증 참가자(달리는 중 또는 달리기 종료 후)
10. 참가 신청:
https://forms.gle/cbNR7ca8D1D8M5KEA
11. 사진 인증:
1) 인스타 '교사러닝크루TRC' 페이지에 인증
2) 참가자 개인 인스타 계정에 #삼일절102주년달리기, #대한독립만세 #코로나위기극복기원 #교사러닝크루TRC 태그하고 인증
3) 페이스북에 #삼일절102주년달리기, #대한독립만세 #코로나위기극복기원 #교사러닝크루TRC 태그하고 인증
4) 010-2292-6150으로 사진 전송(이름과 참가 부문 포함)
12. 권장 어플 : 나이키런, 가민, 스트라바 등등 달리기 어플
13. 문의 : 이종관(010-2292-6150)
덧붙이는 글 교사러닝크루 TRC는 2020년 10월에 결성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교사들의 달리기 모임입니다. 현재 서울 경기 초·중등 교사 17명이 카카오톡 단톡방과 인스타 페이지에서 일상적인 소통을 하고 달리기를 인증하며 서로의 삶과 운동을 나누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