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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형 이상 범죄' 의사 면허 취소 "찬성" 69%... "매우 찬성" 50%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반대"는 26% 그쳐... 모든 세대·지역·성별에서 찬성 높아

등록|2021.02.24 07:12 수정|2021.02.24 07:27
 

우리 국민 10명 중 약 7명인 다수는 의사가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를 한시적으로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약 5명은 "매우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법 개정 추진에 대해 의사협회가 총파업을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2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총 통화 8207명, 응답률 6.1%)을 대상으로 금고 이상 범죄 의사 면허 취소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의사가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를 일정 기간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이 같은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에 얼마나 찬성하십니까, 또는 반대하십니까? (1~4번 순·역순 배열)
1. 매우 반대한다
2. 어느 정도 반대한다
3. 어느 정도 찬성한다
4. 매우 찬성한다
5.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8.5%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6.0%에 그쳤다("잘 모름" 5.5%). 특히 4점 척도로 볼 때 "매우 찬성" 응답이 50.1%에 달했다("어느 정도 찬성" 18.4%). 찬성의 강도가 매우 강한 것이다. 반면 "어느 정도 반대"는 13.9%, "매우 반대"는 12.1%였다.

40대 찬성 85.6% 압도적... 진보층 87.9%, 중도층 69.8% "찬성"
보수층, 찬성 52% - 반대 44.6%... 국민의힘 지지층, 찬성 38.8% - 반대 51.6%


모든 지역과 연령, 성별에서 의료법 개정안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높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는 찬성이 85.6%에 달했다. "매우 찬성" 응답도 70.2%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수치다. 50대와 30대도 찬성 응답이 각각 73.2%, 71.4%로 70%대를 기록했다. 이어 70세 이상(62.8%), 18·19세 포함 20대(57.9%), 60대(55.6%) 순으로 찬성 응답이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의 찬성 응답이 각각 72.6%, 64.5%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전라가 79.3%로 찬성 응답이 가장 많았고, 대전·세종·충청과 인천·경기도 각각 77.5%, 72.5%로 70%대 찬성률을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은 64.4%, 서울은 60.6%의 찬성 응답을 보였다. 대구·경북 지역이 가장 낮은 찬성율을 보였지만 그래도 57.1%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정치·이념 진영별로는 온도차를 보였다. 이념적 진보층과 중도층은 각각 87.9%, 69.8%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보수층은 찬성 52.3% - 반대 44.6%로 팽팽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층은 절대다수인 90.9%가 찬성 응답을 표했지만, 부정 평가층은 찬성 50.5% - 반대 42.4%로 비등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역시 절대다수인 89.9%가 찬성한다는 응답을 선택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오히려 반대한다는 응답이 51.6%로 찬성 38.8%보다 높았다.

국민적 지지 받는 의료법 개정안... 의사협회 '고립'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 임시회관 앞의협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할 경우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의사의 윤리성을 강화하고 의사 면허 취소 사유를 다른 전문직종인 변호사·공인회계사·법무사 등과 동일하게 하는 의료법 개정 방향이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반대로 '총파업 불사', '백신 협력체계 붕괴' 등을 언급하며 강력하게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는 의사협회(의협)에 대해 여론이 싸늘함을 나타낸다.

의협도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을 느끼고 있다. 현재 의협은 지난 20일 16개 시도의사회장 명의의 강경한 성명서와는 다르게 다소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늦은 오후 여론조사 결과를 전해들은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안다"면서 "의협 입장이 정확히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의료계 내부적으로 성범죄, 살인이라는 중대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을 인정하고 보호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그런 중범죄뿐만 아니라 어떤 법을 위반하든 금고형 이상(선고유예 포함)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를 제한한 것은 문제"라면서 "법안의 취지와 달리 실제 법안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검토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수정이나 대안입법이 논의된다면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보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의협에서 차기 선거를 의식해서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러한 말들로 국민들과 일반 의사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대부분 일반 의사들은 금고형 이상의 징역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의협 집행부가) 파업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에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집단 휴진을 해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지금 시점에선 의사들이 스스로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게 우선"이라며 "사회적 합의라는 측면에서 이번 개정안을 의사들이 수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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