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광주 예술인들의 호소, "무기도 없이 전쟁터에 내몰렸다"

광주시, 136명 참여한 연극제에 3500만원 지원... 대책위 "최소한의 권리라도 보장 해달라"

등록|2021.03.03 14:29 수정|2021.03.03 15:01

▲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가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대책위 관계자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2일부터 제 35회 광주연극제가 진행 중인 광주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참석자들은 "아프니까 보험이다", "우린 일하니까 계약서" 등의 피켓을 들고, 연극 관람객들에게 공정한 작품 창작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대책위 측은 광주연극제가 막을 내리는 오는 8일까지 매일 '공연 전 1시간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 2019년 6대 광역시 대한민국연극제 지원 현황 ⓒ 광주연극제


2일 시작된 광주연극제는 '대한민국 연극제'에 출전할 광주 대표 극단을 선출하는 경연 대회다. 그러나 대책위에 따르면 올해 광주연극제에 지원된 광주시 예산은 전국 최하위 수준에 해당하는 3500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2019년 당시 광주를 제외한 전국 5대 광역시가 같은 대회에 지원한 평균 지원액 8520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원광연 광주연극협회장은 "광주 예술인들은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전쟁터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예술인들의 상황이 작년에 비해 달라진 것 없이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광주시가 지원한 예산 3500만 원은 연극제에 참여한 각 극단에 지원된다. 극단들은 연극 진행에 필요한 비용의 대부분을 시 지원 예산으로 해결한 후 남은 일부 비용을 자체 예산으로 메꾼다. 올해 광주연극제에는 7개 극단 소속 배우 및 스태프 136명이 참여했다.

이날 캠페인을 진행한 대책위 관계자 A씨는 "연극 한 편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최소 60시간 이상의 연습이 필요하다. 가장 많은 인원이 출연한 B 극단이 배우 22명에게 주어야 할 출연료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1100만 원이다"라며 "광주연극제에 참여한 배우 및 스태프들 중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난 지원금 수령을 원하는 주변 예술인들 중엔 계약서를 찾지 못해 지원금 수령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오늘 광주연극제에 참여한 몇몇 배우 및 스태프는 계약서 작성조차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측은 광주연극제를 담당하는 광주시 도시정책과 공연예술진흥팀 및 광주연극협회 측에 "연극제 참여 극단들의 서면 계약서 작성 여부와 적절한 사회보험 가입 여부를 점검해줄 것"을 요구하며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고 있는 예술계 상황을 고려하여 지원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자"라고 제안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