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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철새 종과 개체 꾸준히 증가"

멸종위기종 가창오리와 호사비오리도 확인... "습지보호구역 지정 필요"

등록|2021.03.11 10:57 수정|2021.03.11 10:57

▲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9일 금강 합강리 유역에서 진행한 2020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그 결과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겨울철새 종과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합강리 지역에서 13년 만에 처음으로 확인된 가창오리. ⓒ 대전환경운동연합

 

▲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9일 금강 합강리 유역에서 진행한 2020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그 결과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겨울철새 종과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댕기흰죽지 무리. ⓒ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금강 합강리 지역의 겨울철새 종과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지역에서 국제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와 멸종위기종 호사비오리도 확인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일 2020-2021년 겨울 금강 합강리(세종보 상류)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매해 겨울마다 세종보 상류의 철새 개체수와 서식 환경 등을 모니터링해 오고 있다.

지난 2월 9일 한쪽제방을 따라 이동하면서 전체 조류수를 조사하는 '단안전수조사'로 시행에 이번 조사는 세종시와 충북 청원군 부강면 경계지역에서부터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교각까지 약 12km구간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확인된 조류는 총 78종 4819개체로, 이중 물새는 45종 3886개체였다. 지난 해 총 70종 4238개체(물새 40종 3433개체)가 확인되었던 것에 비해 상당히 증가된 결과다.

특히 물새 중 수면성오리가 지난 해 2401개체에서 3202개체로 증가했고, 잠수성오리 역시 17개체에서 160개체로 증가했다. 수면성오리는 잠수하지 못하는 오리로 머리를 거꾸로 하여 물속에 있는 풀과 뿌리 등을 먹이로 하고, 잠수성오리는 잠수가 가능한 오리로 물속에 잠수하여 식물성 먹이나 육식성 동물을 사냥한다.
  

▲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9일 금강 합강리 유역에서 진행한 2020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그 결과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겨울철새 종과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5년 부터 조사된 금강 합강리 지역 겨울철새 개체수 변화 추이로, 빨간색 그래프는 총 개체수를, 파란색은 물새 개체수를 나타낸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9일 금강 합강리 유역에서 진행한 2020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그 결과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겨울철새 종과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5년간 합강리에서 관찰된 법적보호종 현황.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러한 결과는 세종보의 수문개방으로 지형이 다양화 되면서 합강리 유역의 생태용량이 확대된 결과라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분석했다. 실제 과거에는 특정지역에 밀집해서 서식하던 조류가 현재는 조사지역 전체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었던 것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수면성 오리인 넓적부리 2개체와 가창오리 20개체가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확인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잠수성오리인 붉은가슴흰죽지, 적갈색흰죽지, 줄부리오리, 호사비오리 등 희귀종 4종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중 가창오리는 이 지역 합강리에서 13년 만에 처음으로 확인된 종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 제보된 동영상에 따르면, 한 때 가창오리 1000여 마리가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조사 당일에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사비오리는 대전 갑천과 금강이 합류되는 조사외 지역에 매년 서식하고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조사지역 내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붉은가슴흰죽지, 적갈색흰죽지, 줄부리오리는 국내 희귀조이면서 미조(길잃은새)다.

4대강 사업 이전(2000~2008년) 300~500마리가 서식하던 황오리는 4대강 사업 이후 서식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2017년 7개체에서 2018년 61개체,  2019년 200개체, 2020년 182개체가 확인됐다. 비록 4대강 사업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200개체에 가깝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상위포식자인 맹금류는 9종 48개체에서 8종 29개체로 감소했다. 이는 독수리의 개체 수 감소가 크게 역할을 했으며, 종으로는 큰말똥가리와 검은어깨매가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매가 새롭게 확인 됐다.     

▲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9일 금강 합강리 유역에서 진행한 2020 겨울철새 모니터링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그 결과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겨울철새 종과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흰뺨오리 무리. ⓒ 대전환


이번 조사에서는 법적보호종인 큰고니, 큰기러기, 흰꼬리수리, 독수리, 새매, 매, 황조롱이, 흰목물떼새, 원앙, 호사비오리, 가창오리, 흑두루미 등 총 12종 확인됐다. 이처럼 합강리의 법적보호종은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합강리의 생태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강조했다.

특히, 지난 5년간 이 지역에서 누적 관찰된 법적보호종은 17종으로, 세종시 건설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15종의 법적보호종 서식이 확인되었던 것을 초과해 관찰됐다. 이는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합강리의 생태건강성이 회복되고 있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대전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 이후 호소화 되었던 조사지역이 지난해 2017년 11월 수문이 개방되면서 수심이 낮아지고, 모래톱과 하중도 등이 생겨났다"며 "수문개방 이후 조류의 서식밀도와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문개방 이후 조류의 종과 개체수 증가로 금강이 회복되어 지고 있는 것은 이번 조사 결과로 충분한 확인되었다"면서 "향후 지속적인 조사가 진행된다면, 이러한 효과들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문개방 이후 변화된 생태환경이 더욱 복원되고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금강 합강리 지역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겨울철조류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세종시와 환경부 등에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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