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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간 안철수 "박영선은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

부동산 관련해 "무결점 후보" 자평하다 언급... 박영선 캠프 "매우 성차별적 발언"

등록|2021.03.22 16:01 수정|2021.03.22 16:34

▲ 4.7 재보선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산회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기사 보강 : 22일 오후 4시 24분]

4.7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거워지면서 점점 '막말'에 가까운 공세가 잦아지는 분위기다. 급기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2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도쿄에 아파트를 가진 아줌마"라고 비하했다.

안 후보는 이날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 출연해 야권 단일화 경쟁상대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자신을 비교하며 "저는 무결점 후보"라고 평가했다. '내곡동 땅 의혹' 등 부동산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없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안 후보는 발언을 이어가는 도중 박영선 후보도 이렇게 언급했다.

- 진행자 "부동산이 없는가?"
- 안철수 "네, 없다."

- 진행자  "집은?"
- 안철수 "전세다. 상계동에서 전세 살고 있다."

- 진행자 "땅도 없어요?"
- 안철수 "없다. 저라도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안 한 거다. 그래서 뭐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 (박영선 후보 배우자는 일본 근무 당시 도쿄에 아파트를 보유했다. 최근 박 후보는 이 아파트를 지난 2월 처분했다고 밝혔다. - 기자 주)

- 진행자 "박영선?"
- 안철수 "네."


아무리 경쟁상대라고 하지만, 안철수의 '아줌마' 발언은 부적절하다. 이 단어 자체가 '아주머니'를 낮추어 이르는 말(표준국어대사전)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2017년 7월에도 이언주 당시 국민의당 의원이 파업 중인 학교 급식 노동자들을 가리켜 "밥하는 아줌마"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고,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사과했다(관련 기사 : 이언주 "밥하는 동네 아줌마가 왜 정규직 돼야 하나?" http://omn.kr/np76 ).

박영선 후보 쪽은 "매우 성차별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한규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도쿄 아저씨'라고는 이야기 안 하지 않냐"며 "아줌마라는 평가 자체가 여성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서 비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이 선거를 앞둔 시점이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평소 안철수 후보가 여성 정치인, 사회 생활하는 여성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정말 문제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말 너무나도 분노스럽다"며 "왜 여성 정치인은 끊임없이 '정치인' 아닌 '여성'으로 평가받아야 하는지, 이런 비하발언이 두 번이나 대통령 후보로 출마까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인지 절망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도쿄 아파트가 문제라면 도쿄 아파트를 문제삼으면 된다"며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성별을 문제 삼았다. 여성에 대한 저열한 인식을 아주 잘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선거를 앞둔 여야가 상대후보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면서 부적절한 발언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전날(21일)에는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이 박 후보의 아파트 문제를 거론하며 "꿀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을 했다가 장애인 비하라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22일에는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박 후보를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기를 후보"라고 치켜세우다가 성역할을 고정화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오세훈 후보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성별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비유했다. 성소수자들을 비정상으로 보는 듯한 인식이 담긴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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