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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콜로라도 식료품점서 총기 난사, 경찰 포함 10명 사망

애틀랜타 총격 사건 일주일 만에 또 대형 참사... 미국 사회 '충격'

등록|2021.03.23 13:28 수정|2021.03.23 13:28

▲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 CNN


미국에서 총기 난사로 최소 10명이 숨지는 참사가 또다시 벌어졌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콜로라도주 볼더 카운티에 있는 '킹 수퍼스' 식료품점에서 용의자가 총기를 난사해 경찰관 1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처음으로 사건 현장에 도착한 에릭 탤리 경관(51)은 식료품점 내부로 들어가 대응하다가 용의자가 쏜 총에 맞고 숨졌다.

곧이어 경찰은 중무한한 특수기동대(SWAT)를 투입하고 헬기까지 띄워 식료품점을 포위했고, 확성기를 통해 용의자에게 투항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식료품점 내부로 들어가 대치 끝에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 목격자와 현지 중계방송에 따르면 한 남성이 다리에 피를 흘리며 경찰에 의해 식료품점 밖으로 끌려나와 구급차에 실려 갔다. 용의자는 범행에 AR-15 소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이 용의자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신원도 밝히지 않았다. 마리스 헤롤드 볼더 카운티 경찰서장은 "용의자가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건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현지 주민들은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한 남성은 "딸과 사위, 손녀들이 코로나19 백신를 맞으려고 식료품점 안에 있는 약국에 갔다가 총소리를 듣고 벽장 안에 1시간 가까이 숨어있었다"라고 NBC 방송에 말했다.

이들 가족은 "벽장 안에 숨어있는 동안 8발 정도의 총소리를 들었다"라며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날의 끔찍한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여성은 "계산대에 있다가 총소리를 듣고 어린 아들에게 먼저 뛰어나가라고 소리쳤고, 나는 건물 뒤편으로 달아나 숨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 미국 콜로라도 식료품점 총격 사건에 출동했다가 숨진 에릭 탈리 경관을 추모하는 볼더 카운티 경찰 트위터 계정 갈무리. ⓒ 볼더 카운티 경찰


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은 볼더 카운티 검찰의 마이클 도허티 검사는 브리핑에서 "엄청난 비극이자 악몽"이라며 "희생자들은 평범한 하루를 마치고 쇼핑을 하러 온 사람들이었고, 한 용의자에 의해 갑작스럽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나라 모든 국민이 희생자의 유족을 위해 기도해주길 바란다"라며 "우리는 이들에게 정의를 보장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샘 위버 볼더 시장도 성명을 내고 "어떤 말로도 이번 비극을 표현할 수 없다"라며 "우리 공동체는 이날의 아픔을 슬퍼하고, 치유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추가로 진행되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킹 수퍼스 체인의 본사 측은 "경찰 및 검찰 당국의 수사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매장은 폐쇄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인 여성 4명을 비롯해 8명이 숨진 애틀랜타에 이어 불과 일주일 만에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총기 규제 지지자이자 2011년 애리조나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때 머리를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가브리엘 기포드 전 하원의원은 "그 사건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라고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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